대학 시위 강경진압 … 학생 1100여명 체포

UCLA도 친팔-친이 충돌에 경찰 출동
컬럼비아대, 시위 학생 퇴학조치 예고

미국 대학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대학 당국과 경찰의 진압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1일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밤 뉴욕 경찰은 반전 시위대가 학내 건물을 기습 점거한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대 230여명을 체포했다. 

경찰관들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시위대가 점거 중인 해밀턴 홀 2층 창문을 통해 건물에 진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섬광탄과 망치도 이용됐다고 CNN은 전했다.
경찰 당국자가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현장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잠긴 문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간 뒤 사무실 안을 수색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뉴욕 경찰 당국이 진입한 것은 지난 달 18일 이후 두 번째다. 뉴욕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경찰의 캠퍼스 진입은 컬럼비아대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컬럼비아대에 설치되어 있던 시위 텐트도 이날 경찰 진입 이후 몇시간 만에 모두 철거됐다.

강제 진압에 앞서 30일 오전 컬럼비아대는 언론 성명에서 "시위자들이 점거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은 퇴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인근 뉴욕대에서도 뉴욕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인근 행인을 통제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뉴욕대 정문 인근에서 경찰관이 시위대를 바닥에 눕혀 제압하고, 근처를 지나는 행인을 통제하며 사람들을 밀치는 모습이 SNS에 올라왔으며 이 과정에서도 수십명이 연행됐다.

지난 달 컬럼비아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는 전역으로 번지며 대학 측의 대응 강도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UCLA에서는 30일 밤에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의 충돌이 격화해 대학 측의 요청으로 LA 경찰이 캠퍼스에 출동했다. UCLA 학보사 편집장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끼리 충돌하는 과정에서 쇠 파이프와 테이저건, 후추 스프레이가 사용됐다는 목격담이 나왔으며, 시위대가 서로를 향해 폭죽과 쓰레기를 던지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CNN은 전했다. UCLA는 이번 폭력 사태로 5월1일 모든 수업을 취소했다.

지난 달 25일부터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UCLA 측은 그간 학내 시위에 관대하게 대처해 온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강경한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UCLA 측은 전날 밤 학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친팔레스타인 텐트 농성이 불법이라고 규정했으며 시위대를 향해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리조나대에서도 이날 새벽 학내 경찰이 캠퍼스 내 불법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화학적 자극 물질"을 터뜨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에선 경찰이 진압용 페퍼 스프레이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했고, 30일 새벽엔 경찰이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캠퍼스 텐트 농성장에 투입돼 30여명을 체포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대학가 반전 시위로 미 전역 대학가에서 1천100명 이상의 학생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