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인사...파격환대에 파격 답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환영을 위해 공항에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악수하고 고개를 90도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북한의 환대에 파격적인 답례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제가 없어지나요? …손 잡아봅시다"
리설주, 문화계 환영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가수 알리에게 "전에 한 번 오셨었죠?"라고 했고, 가수 알리는 노랗게 염색한 자신의 머리카락을 의식한듯 "머리가 너무 노랗죠"라며 웃었다. 또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에게는 "손 좀 한 번 잡아 봅시다. 여성들이 남북관계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마술사 최현우씨는 리설주에게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했고, 이에 리설주가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해 다함께 웃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리설주에게 가수 지코를 소개하며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양 방문은 처음
北은 5번째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평양 순안공항 도착 직후 기내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며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처음이지만 북한은 5번째 방문"이라며 "금강산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이산가족 상봉을 했고, 개성을 방문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통일각에서 2차 회담을 했다. (웃으며)판문점 1차 회담 때 '깜짝 월경'까지 하면 모두 5번"이라고 했다.

박수·환호 사라진
DDP 프레스센터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남북 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선 내·외신 취재진 1000여 명이 남북 정상의 만남을 시종일관 담담하게 지켜봤다. 4·27 판문점 회담 당시 정상 간 악수에 취재진 상당수가 손뼉을 치고 환호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전용기에서 내린 문 대통령 내외가 김정은 내외와 손을 맞잡는 장면이 생중계될 때는 취재진 사이에 순간 정적이 흘렀으나 양 정상이 포옹을 하는 순간에도 박수나 환호는 나오지 않았다. 한 기자는 "첫 남북 정상회담 때는 감동이 컸는데, 올해만 세 번째 회담이라 차분한 마음으로 봤다"고 했다.

南,'대동여지도'선물
北, 유화·풍산개 사진

양 정상은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받았다. 남측은 선물로 준비해온 것은 가로 420㎝, 세로 930㎝ 크기의 대동여지도. 22책으로 이어진 지도를 하나로 연결해 완성한 것으로 오동나무 보관함과 함께 북측에 전해졌다. 이어진 길을 따라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자는 의미. 반면엔 김 위원장은 선물로 양 정상이 지난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있었던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화폭에 옮겨놓은 유화와 A4 용지만한 크기에 풍산개 1마리를 찍은 사진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