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구당 100세 이상 장수인 최다…시·군·구 중에선 전남 보성 2년째'장수 마을'

[지금 한국선]

전국 100세 이상 4000명 육박, 사상 최대치
1990년보다 27년새 8.5배 늘어, 男 비중'쑥'
잔병많은 女 보다 운동·산책, 건강관리 잘해
"장수 지역 산간이나 바닷가에 많은 게 특징"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작년 11월 기준으로 3908명으로 4000명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3486명)보다 422명이 늘어났고, 100세 이상 인구를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459명)보다 27년 새 8.5배로 늘어났다. 100세 이상 장수인(10만명당 100세 이상)이 많은 시도는 제주가 1위였고, 시·군·구 중에서는 전남 보성이 2016년에 이어 2년째 장수 마을로 나타났다.

노인의 날(2일)을 맞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00세 이상 장수 노인(내국인)이 여성 3358명과 남성 550명 등 모두 3908명으로 집계됐다. 100세 이상 인구는 1990년 459명에서 2010년 1835명, 2015년 3159명, 2016년 3486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특징은 남성 장수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100세 이상 장수인 중 여성 비율은 2000년 91.2%였으나, 작년에는 85.9%로 줄었다. 반면 남성 비율은 같은 기간 8.8%에서 14.1%로 높아졌다. 일본의 올해 100세 이상 남성 비율(11.9%)보다도 높다.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는 "최근 20년 새 남성 수명이 길어졌다"며 "전국 곳곳에 산책로나 운동 시설 등 건강관리를 할 시설이 대거 조성됐고, 여성은 폐경기 이후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데 비해 남성들은 질병이 많지 않아 장수인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통계청이 2015년에 조사한 100세 이상 고령자의 건강 상태를 봐도 확연하다. 남성은 운동·산책 등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비율이 70%인 데 비해 여성은 59.4%에 그쳤다. "질병이 없다"고 대답한 경우도 남성(27.1%)이 여성(21.4%)보다 많았다.

시도별 100세 이상 장수 노인 숫자는 경기도(892명)가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비율로 보면 제주도(105명)가 16.9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강원(12.6명), 전남(12.5명), 전북(11.7명), 충남(10.7명), 경북(10.5명) 순이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제주·전남 순이었으나, 작년에 강원도가 처음으로 전남을 앞질렀다. 제주는 워낙 장수 지역이고, 강원도는 장수 요건인 생활환경이나 개인의 생활 습관, 의료 환경 등이 개선되면서 최근 3년 새 100세가 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229개 시군구로 보면 전남 보성(55.9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 예천(41.6명), 전북 순창(41.3명), 경북 봉화(35.8명), 전북 임실(34.7명) 순이었다. 장수 지역은 산간이나 바닷가에 많은 게 특징이다.

특히 보성은 100세 이상 장수인이 2015년 11명에서 2017년 22명으로 배로 늘었다. 보성군 관계자는 "바닷가 쪽 마을인 회천면 등에 장수인이 많은데, 그쪽이 날씨가 늘 온화하고 감자부터 해산물까지 먹거리도 풍부하다"며 "보성 녹차도 장수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인구통계(2015년)에 따르면 전 세계 100세 이상 장수인은 43만4000명으로 한국이 그중의 0.7%를 차지하고 있다. 100세 이상 장수인이 많은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세 나라가 전 세계 장수인 4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