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말

지난 2018년도는 말의 성찬이 무성했던 한 해였다. 때로는 어이없는, 또 한편으론 말도 안되는…이런 저런 말들이 우리 가슴을 때리고, 아프게 했다. 그래도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는 박항서 감독의 말 등은 울림을 남겼다. 권력의 험언(險言)에 상처받고, 낮은 곳에서 들려온 겸어(謙語)에 뭉클했던 2018년의 말말말.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1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의혹 폭로를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민간 사찰을 부인하며)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핀잔을 주며 한 말)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제가 강남에 살아서 드리는 말이다."(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9월 부동산 문제 관련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정책이 뿌리내리려면 20년 정도는 집권하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9월 민주당 장기 집권론을 주장하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7월 사의를 표명한 탁현민 행정관을 붙잡으며)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노회찬 정의당 전 원내대표·7월 드루킹 일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에서)
▲"괘념치 말거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의 풍경만 기억해라."(안희정 전 충남지사·성폭력 혐의를 제기한 김지은씨가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가 보낸 것이라고 전한 말)
▲"저 천재 아니에요. 아이큐 110이에요."(서울 선덕고 3년 김지명군·12월 백혈병 딛고 수능 만점 맞은 소감에서)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박항서·12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뒤)
▲"저승에 가서는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 잘 살길…"(엄앵란·11월 타계한 남편 신성일을 보내는 마지막 인사에서)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선동열·10월 국회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 관련 국정감사 증인 참석을 앞두고)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스스로의 이름을 찾고, 목소리를 찾으세요."(방탄소년단 리더 RM·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니세프 행사에서)
▲"한·일전에서 지면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려야."(김민재·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영미~"(평창올림픽 여자컬링대표팀 김은정·동료인 김영미를 부르면서)
▲"나는 나에게 A+를 주겠다."(트럼프 미 대통령·11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국정 운영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나는 북한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 김정은은 내게 아름다운 편지를 보냈다."(트럼프 미 대통령·9월 중간선거 지원 유세 중)
▲"좋았든 나빴든 내 인생 단 하루도 다른 누군가의 최고의 날과 맞바꾸지 않겠다."(故 존 매케인 전 미국 상원 의원·8월 별세 후 공개된 그의 대국민 편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