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FBI 보호속 김정은 위원장 이모 고용숙의 뉴욕 집 인근 체류 중
"父 암살후 제3국 피신 직전 CIA가 소식 듣고 개입, 美로 데려가"
탈출시킨'자유조선', 北 대사관 습격사건도 美 당국과 긴밀 협조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사진)이 미국 정보기관의 보호 아래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한솔은 탈북민 구출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도움을 받아 암살사건 직후 피신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등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정보소식통을 인용, 김정남 암살 때 마카오에 머물던 김한솔은 당시 천리마민방위의 도움을 받아 미국이 아닌 제3국으로 가기 위해 대만 타이베이 공항을 찾았으나 공항 수속 과정이 하루 넘게 지연됐고 결국 행선지가 미국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당시 (천리마민방위가) 10만 달러 넘게 자금을 투입하며 김한솔을 공항까지 데려가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김한솔의 신원을 확인한 (대만) 당국이 조사를 위해 수속을 늦췄고 이 과정에서 CIA가 소식을 듣고 개입했다"고 했다. 이어 "CIA가 김한솔임을 확인하고 미국으로 데려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7년 10월 천리마민방위 관계자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김한솔의 피신 과정을 소개하며 "천리마민방위는 왜 30시간 넘게 타이베이(공항)에 발이 묶여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한솔이 앞서 1998년 미국으로 망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모인 고용숙의 뉴욕주 집 인근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호 아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암살된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을 탈출시킨 뒤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지난달 22일 벌어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괴한 습격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라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자유조선이 미 FBI와 공조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지난 2017년 극비리에 추진된 김한솔 구출 작전에 CIA(중앙정보국)?FBI 등 미 정보기관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게 됐다.

김한솔은 북한 김일성의 4대 종손(宗孫)이다. 아버지인 김정남이 일찍이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김씨 일가의 적장자(嫡長子)다. 김정은 타도를 목표로 하는 자유조선에게 김한솔의 존재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에서 독살했을 때 그 다음 타깃은 김한솔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도 그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그런 김한솔의 망명 시도를 도운 것이 천리마민방위다. 그런데 이번 스페인 북 대사관 습격 사건으로 천리마민방위와 미 정보기관 간 연계의 일단이 드러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