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움이 된다면 미국을 위해 하지 않을 일은 없다"

[집중분석]

최근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는 발언에 주목
워싱턴정가 "출마한다면 차차기쯤에" 예측
WSJ "캔사스 들락날락, 상원의원 출마할듯"

미국의 북한외교 중심축을 맡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권 도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주관 행사에서 "언젠가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폼페이오 장관은 "내가 다음에 뭘 하게 될지 예상할 수 있었던 적이 없다. 이 질문에 대해서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정을 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국은 내게 굉장히 많은 것을 줬다"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미국을 위해 하지 않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대권에 대한 야망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한ㆍ미 외교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백악관 입성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육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수재

폼페이오 장관은 캔자스주 연방 하원의원 출신이다. 웨스트포인트 육군 사관학교를 1986년 수석졸업한 폼페이오 장관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뒤 국무장관으로 중용되면서 미국 안팎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자신의 군과 의회 및 정부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경력을 언급하며 "(미국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는 두터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시했다. 그리고는 다시 폼페이오를 북한 외교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53분 깜짝 회동을 가진 뒤 "폼페이오 장관이 고른 팀이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폼페이어 장관이 만약 대선을 꿈꾼다 하더라더 트럼프 대통령이 출마하는 2020년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고 '차차기'정도를 목표로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폼페이오 장관이 내년 상원의원 선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해놓고 정작 고향 캔자스와 연관된 행사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출마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쏠달쏭 고향 행보 시선집중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캔자스주 출신 퇴역군인들과 만난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 기자가 '캔자스에 더 많은 군사시설을 들여올 방법이 있겠느냐'고 질문하자 "다음 상원의원이 틀림없이 그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답하며 환히 웃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주변에선 이를 '뼈있는 발언'으로 해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지난달 17일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캔자스 출신 법률가와 사업가, 로비스트들이 참석하는 연례행사에 등장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교류했다. 이 자리에서도 상원의원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는 모범답안을 내놔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가족과 관련된 이유'라는 측근의 설명이 따라붙긴 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여름 휴가도 캔자스에서 보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행보는 "상원의원 출마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최근 공개 발언과 달리 내년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공화당 안팎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