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쓰레기 줍기' 행사 위해 전날
몰래 쓰레기 6t 갖다 놓은 공무원들

지금 한국선

전남 진도군이 해변 쓰레기 줍기 행사 전날, 해변에 6t 분량의 쓰레기를 몰래 갖다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24일 목포M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진도군은 지난 20일 열린 제19회 '국제 연안 정화의 날'기념 행사를 치렀다. 이 자리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주한 외교사절 등이 참석했다.

이날 진도군 학생, 주민, 공무원 등 200여명은 해안에 널린 스티로폼과 폐어구 등 해양 쓰레기를 주우며 바닷가 청소에 나섰다. 황당하게도 이날 바닷가에 있던 쓰레기는 전날 진도군 공무원들이 몰래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1t 트럭 6대 분량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모습을 목격한 진도 주민은 "트럭이 쓰레기 더미를 잔뜩 싣고 들어왔다"며 "사람들이 내려서 쓰레기를 바닷가에 쫙 펼쳐놨다"고 제보했다.

진도군은 쓰레기를 갖다놨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목포MBC에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도 줍고 해야 할 것 아니냐, '연안 정화의 날'인데"라며 "(직원들에게) 소나무 쪽에다 좀 가져다 놓으시라고 제가 말했다"고 시인했다.

진도군은 올해, 작년의 두 배가 넘는 해양쓰레기 수거 실적으로 해수부로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해양 쓰레기를 수시로 치워 평소 해변은 깨끗하다고 말한다.

지역 환경단체 등이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서자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은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자는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거짓이 더해지면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