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 관장, 재외동포재단 웍샵서 한국 사회 이중잣대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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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국민 구분하지 않은 편협한 시각" 비판
재외동포청 설립 난망, 한국정부 지원도 감소세
한우성 이사장 "재외동포는 소중한 국력의 외연"

"재외동포는 성공하면 한국인이고, 실패하면 현지인인가"

미주 한인 등 재외동포를 향한 한국 국민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3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최한 '재외동포 이해 제고와 학교교육 연계를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주진오(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민족과 국민을 구분하지 않은 채 '성공하면 대한민국 국민'이고 '실패하면 현지인'이라고 여긴다"고 비판했다. 주 관장은 "오늘날 한국 사회는 윤동주·안창호·홍범도·임천택 등 망명 독립운동가들이 재외동포였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재외동포를 향한 편협한 시각을 꼬집은 것이다. 특히 병역이나 국적이탈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이 거듭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재외동포를 연결하는 재외동포청 설립 요구가 수년 째 커지고 있지만 한국 정치권은 외면하고 있으며 재외국민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원도 줄어드는 추세다.

주 관장은 "민족을 구성하는 4가지 요소는 혈연·언어·민족의식·지역인데 재외동포는 지역의 공통성이 없고 동포 2세·3세로 내려가 언어의 공통성도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교육을 실시해 공통성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그는 "초기 이민자들이 모국에서 갖고 갔던 물건들은 귀중한 사료인데 이분들이 세상을 떠나면 버려지고 만다"면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재외동포재단과 협력해 재외동포 역사 발굴과 자료 수집에 나서고 한국사에 특화된 재외 한글학교 교사 초청연수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재외동포는 모국과 거주국을 잇는 교량이자 대한민국 발전의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 해왔을 뿐만 아니라 통일 시대, 인구절벽 시대의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자 국력의 외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재외동포의 가치와 기여에도 이에 대한 국민 인식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내외 동포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국가 발전과 민족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학교교육과 연계해 모색하도록 여러분의 고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