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참사', '도토리 키재기' 우왕좌왕 민주당 경선

뉴스분석

아직 레이스 뛰어들지도 않았는데 지지율 급등
무너지는 바이든 표 흡수, 위협적 존재로 급부상
"후원금 필요없다" 전략, 중도 표방으로 차별화
3월 '수퍼화요일' 본격 출전…트럼프 예의주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 판도를 흔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장 늦게 민주당 대선 후보에 도전장을 낸 블룸버그가 점점 더 다른 경쟁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6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 했다. 블룸버그는 아직 경선 레이스에 뛰어 들지도 않았지만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초기 대세론을 이어왔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민주당 등록 유권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17%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일주일 전 실시된 같은 조사 때보다 5%p나 떨어진 수치다.

이번 여론조사는 바이든이 4위로 밀려나며 예상보다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아이오와 코커스(3일) 직후 실시됐다. 로이터는 바이든이 지난해 4월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로이터/입소스 조사 기준)을 기록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외부 행사에서 "굳이 기부금을 줘야 겠다고 생각한다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나 진보단체인 스윙레프트에 보내라"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자신의 돈으로 선거운동을 치르는 블룸버그는 세계 9위의 부자다. 순자산이 600억달러(약 72조원)에 달한다. 민주당 내에서 유일하게 재력 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블룸버그는 유권자들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대신 입소문을 내달라고 요청하는데, 이 전략이 다른 민주당 후보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 가운데 거액 기부자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인 자금 모금에 성공한 건 버니 샌더스 뿐이다.

블룸버그가 정치적으로 '중도'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후보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도층을 타깃으로 한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샌더스와 워런의 급진적인 사회주의 정책을 반대한다.

블룸버그가 민주당 경선에 본격적을 뛰어드는 건 3월 3일(수퍼 화요일)이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 2월 중에 실시되는 4개 주 경선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들 4개 주에서 얻는 대의원 수는 전체의 5% 뿐이어서 체력을 아껴 수퍼 화요일부터 경선을 뛰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도토리 키재기 양상을 보이자 미국 정치계 일각에선 벌써부터 트럼프와 블룸버그의 대결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선거본부도 블룸버그를 상대로 한 선거 캠페인을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1942년생인 폴란드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존스홉킨스 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에 합격했다. 졸업 후 금융업계에서 일하다 증권사에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단말기 장사를 시작, 블룸버그 통신을 설립하며 미디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민주당을 지지하다 2001년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때 갑자기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이력도 있다.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트럼프 최측근 루돌프 줄리아니의 지원으로 승리했고 2005년에 재선도 성공했다. 2007년 돌연 공화당을 탈당, 다음해 뉴욕 시장선거에 세번째 출마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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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굴욕'
지지급락에 '야반도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예상 밖의 초기 몰락세에 두 번째 경선이 치러지고 있는 뉴햄프셔를 조기에 탈출한다. 바이든은 11일 밤 다음 예비선거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선 후보가 예비선거 당일 개표 결과를 확인도 하지 않고 해당 지역을 떠나는 것은 해당 지역 유권자들에게 대단한 실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정을 무릅쓰고 바이든이 뉴햄프셔를 버리듯이 떠나는 것은 아이와오주 코커스에서 4위까지 추락하고 뉴햄프셔서도 고전하는 등 민주당 초반 대선 예비선거에서 참패를 한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