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트럼프, 163㎝ 블룸버그 '키 조롱'

자신의 정적들에게 '키 차별'공격 무기화
'미니 마이크'지칭 김정은도'리틀 로켓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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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에 모욕 느껴…'크다'는 표현 선호"
17번 대선에서 12번 키가 더 큰 후보 당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서도, 대선 경쟁자인 마이크 블룸버그 후보를 향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들에게 '키 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12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닥치는대로 무기화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아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키도 공격 무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92cm의 장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키 공격' 중 중 대표적인 게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른 것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른 데 이어 공화당 선거유세 현장에서 '리틀 로켓맨'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지난 2일에는 트위터와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후보를 향해 "그는 너무 작다. 경선 후보 토론장에 나가면 상자 위에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후보를 향해 '미니 마이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블룸버그의 키는 5피트 4인치인 162.5cm이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을 향해선 지난해 "사람들은 그를 부트-엣지-엣지(boot-edge-edge)라고 부른다. 이름조차 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쪽에 손을 올리며 부티지지 전 시장이 자신보다 키가 작다고 조롱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키가 큰 후보들이 선거를 이긴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됐고 이를 무기화한 듯하다"고 전했다. 그동안에도 종종 상대방의 키를 조롱거리로 삼았던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11월 대선을 앞두고는 점점 공격 범위가 커지고 있다.

▶'크기'가 곧 성공 상징?
WP에 따르면 미국민들이 TV를 통해 대선 후보들을 볼 수 있게된 1952년 이래 17번의 대선에서 12번 키가 더 큰 후보가 당선됐다. WP는 그러면서 "상대후보보다 5인치나 키 차이나 나는 경우 이를 극복한 사례는 없다"면서 "2004년 조지 부시와 존 캐리 후보간 대결이 그랬다"고 전했다. 키카 큰 사람이 작은 사람보다 더 자신감이 높고, 이로 인해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보여 호감을 살 확률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키'가 단순한 선거전략 외에도 '크기'가 곧 성공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사잡지 더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작다'라는 말이 굉장히 모욕적인 뜻"이라면서 "그는 물리적으로든 정치적으로는 모든 것을 '크다'와 '작다'로 구분하며, 특히 남자에게 '키가 작다'는 표현을 하는 건 연약한 자아를 가진 남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해선 늘 크다는 표현을 선호한다. 자신의 성공을 매우 크다(huge)고 하고, 지지자를 '빅가이(big guys)'라고 칭하며, 자신의 총명함을 강조할 때도 '두뇌가 매우 크다(large)'는 표현을 쓴다.
더위크는 "빌(윌리엄) 클린턴과 버니(버나드) 샌더스 등 수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친근하게 줄여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도널드'라는 이름을 '돈(Don)'이나 '도니(Donny)'같이 줄여 부르는 것마저 싫어한다"면서 "그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미스터 트럼프(Mr. Trump)'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