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확진자, 107명으로 중국 제외하면 최다 日 보다 많아
"중국인 입국 제한 망설여 내국인 감염 통해 지역사회 확산"
일찌감치 중국 문닫은 미국·베트남은 10명대로 양호 대조적

한국의 코로나19)확진자 수가 하루만에 53명이 증가하며 총 150명을 넘어섰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로 첫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대구를 포함한 각 지역사회로 빠르게 번지면서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망설였던 정부의 결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각 나라별 코로나19 확진자 수 통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한국, 일본 모두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늦게 시행했거나,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제한을 결정했다.

반면 미국과 호주, 베트남 등 일찍부터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하게 시행한 국가들은 확진자 수가 10명대에 머물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20일 각국의 확진자 통계를 보면 중국에서는 총 7만4578명이 감염돼 2118명이 사망했다. 한국은 이날 하루만 53명이 급증하며 156명으로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 일본이 87명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중국인 입국에 강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한국은 확산 우려가 커지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중국인 입국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빗발쳤지만, 정부는 이달 4일이 돼서야 후베이성 발급 여권을 가진 중국인과 과거 14일간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에 이어 18일에도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정부는 듣지 않았으며 개강을 맞아 중국인 유학생 7만명이 입국하는 상황을 맞이해서도 정부는 휴학 권고 등의 조치 외에 강제적인 입국 제한은 결정하지 않았다.

일본 역시 13일이 돼서야 후베이성과 저장성에 체류했던 외국인과 중국인들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을 뿐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제한은 두지 않았다.

반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중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가 훨씬 적었다.

중국 전역과 홍콩, 마카오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필리핀은 20일 현재 확진자 3명을 기록 중이다. 5일부터 중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한 인도네시아는 확진자가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역시 중국인과 중국 체류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해 현재 확진자 수가 한국, 일본보다 훨씬 적은 16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우 조사·통계의 정확성이 다소 떨어져 확진자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중국인 입국 제한을 둔 선진국 역시 한국과 일본에 비해 감염자 수가 훨씬 적었다.

지난 2일부터 과거 14일간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미국은 현재 확진자가 15명이다. 1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을 막은 호주는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