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불구 신년전야 축제 감행'위기 불감증'

이란

'불의 축제'수백명 사상
집회 자제 경고 공염불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인 이란 시민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벌써 1000명에 육박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신년 전야 축제를 강행했다. 수백명의 사상자도 나와 '위기 불감증'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17일 열린 '불의 축제'에서 최소 2명이 숨지고 603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다친 사람 중 32명은 화상으로 사지 절제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축제는 거리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이를 뛰어넘으며 즐기는 이란의 전통 행사이다. 하지만 모닥불과 폭죽 탓에 자주 부상자가 발생해 당국은 해마다 안전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정부가 공공 집회를 자제하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소용 없었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사망자과 확진 환자는 각각 988명, 1만 6,16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첫 사망자 2명이 보고된 이후 이란은 한달 만에 중국ㆍ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가 심각한 나라가 됐다.

이란 정부는 방역을 위해 최근 전국적인 준(準)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대학과 상점, 사업장이 모두 폐쇄됐다. 그러나 당국의 조치를 따르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한 기자 겸 의사인 아푸르즈 에슬라미 박사는 이날 "시민들이 계속 보건 지침을 무시하면 최악의 경우 의료 시스템이 붕괴돼 확진자가 400만명 발생하고 350만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