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에 비핵화 협상 새로운 제안 검토

<뉴스 포커스>

미 대북전문가, 백악관 소식통 인용…"북 핵심 핵시설 해체 대 제재완화 패키지"
"종전선언도 거론"…"북이 트럼프 재선 의문속 협상 안나올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랜 휴면 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되길 바라며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의 대북 전문가가 밝혔다.

미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사진) 한국담당 국장은 16일 미 잡지인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북한과 합의라는 돌파구를 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백악관과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과 협상이 타결된다면 올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차나 비행기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아시아 국가 한 수도에서 3차 정상회담이 열려 합의문이 서명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11월 미 대선 전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돕기 위한 북미 정상회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백악관이 김정은 정권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전제 하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트럼프 팀'이 단념하지 않고 양자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사진찍기용이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정상회담은 원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2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맞춤형 패키지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북한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핵심 핵생산시설을 해체하고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을 공식 선언하는 내용이 포함된 패키지 대가로 미국은 제재 완화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핵무기 시설 동결은 물론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의 중단을 담보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고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핵무기와 관계없는 상호 관심사가 있다면서 북미가 하노이 회담에서 관심을 표시한 종전선언을 꼽았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한 인사는 "종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이정표 달성을 돕는 것은 물론 10월처럼 시기가 맞는다면 민주당이 약화시키기 어려운 승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떻게 평화에 반대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의문이라는 점을 북한이 알고 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수 있음을 걱정한다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전했다.

백악관은 북한과 세부 내용을 협상 하더라도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상대할 북측 카운터파트가 없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전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의 핵과 함께 살 수 있다면 북한과는 왜 안되느냐"며 핵 보유국 인정 가능성까지 거론했지만 어떤 백악관 당국자도 최소한 지금 그 질문까지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