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6946만3853 × 73'은?…단 26초 만에 암산 끝

영국 올림피아드 우승…비유럽인으로는 최초
평균 12초에 '척척', 일반인 암산속도의 10배
5살때 사고 두개골 골절수술 병상서 수학공부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MSO)에서 인도 남성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암산 세계 챔피언십 부문 금메달을 차지해 화제다. 비유럽인이 우승한 것은 대회 23년 역사상 처음이다.

우승자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주도인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닐라칸타 바누 프라카시(20)로, 그는 처음 출전한 이 대회서 13개국 출신 29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의 암산 속도가 너무 빨라 심사위원단은 그의 정확성을 점검하기 위해 추가로 문제를 풀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이미 인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 계산기'로 널리 알려진 그는 일반인보다 10배 빠른 암산 속도를 자랑한다.

예컨대 '8억6천946만3천853×73은?' 같은 문제를 풀려면 일반인은 계산기를 찾겠지만 그는 26초만에 답을 내놓는다.

그가 문제를 푸는 시간은 평균 12초에 불과하다. 그는 "구조적인 연습"을 통해 이처럼 복잡한 계산도 빠르게 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신동'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신동이라는 말은 노력이나 경험을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며 자신의 수학적 능력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그는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았으며 평생토록 인지능력에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그는 5살 때인 2005년 사촌의 스쿠터에 탔다가 트럭과 부딪히는 사고로 두개골이 골절됐다. 그는 이 사고로 수차례의 수술과 85바늘을 꿰매야 했으며 혼수상태에 있다가 일주일 만에 깨어났다.

그는 다음 한해를 병상에서 보내야 했으며 학교도 1년간 쉬었다. 이 시기 그는 체스를 두는 법을 배우고 퍼즐을 풀면서 시간을 보냈고, 이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의 이마에는 당시 사고로 인한 흉터가 아직 크게 남아있다. 그는 얼굴의 흉터가 자신을 정의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내가 잘하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 그걸 찾아서 나를 증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고 2년만인 2007년 그는 암산 관련 주대회에 나가 3위를 차지했다. 13살부터는 인도를 대표해 국제 대회를 휩쓸었다. 인도의 저명한 수학자이자 '인간컴퓨터'로 널리 알려진 사쿨탈라 데비가 세운 인도판 기네스북 50개를 모조리 깼다.

프라카쉬는 "세계 기록을 시도할 때 내 주변 세계가 모두 느려지는 것 같다. 복잡한 계산을 이런 속도로 하는 데서 극도의 자유를 느낀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간계산기가 된 그의 다음 목표는 뭘까.

이제 자선사업을 하고 싶다는 그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만큼이나 산술 능력도 중요하다. 인도 학생 절반이 기초수학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수학의 얼굴'이 아닌 '수학 공포증에 맞서 싸운 대표적 인물'로 남아 조국에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뜻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