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달째 코로나 투병 30대 여성 그림일기 화제…'양성→음성' 됐지만 증상 계속
영국

길게 잔존하는 '롱테일 코로나' 감염 의심
특이 반응 의료진도 혼란…본격 연구 시작
"눈물과 고통의 그림, 장기투병자들과 소통"


영국에서 코로나19로 6개월째 장기투병 중인 한 영국 여성이 그림일기를 통해 다른 장기투병자들과 증상을 공유하고 있어 화제다.

1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모니크 잭슨(31)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지난 3월 코로나19에 걸린 뒤 24주째 투병 중이다.

모니크는 자신이 '롱테일(길게 잔존하는) 코로나19'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롱테일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 반응으로 최근에야 의료진의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모니크의 코로나19 증상은 처음에는 경증으로 보였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6개월이 가까운 시간이 흐른 이후에도 모니크는 대체 자신의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래 모니크는 매우 외향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평소에는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하고, 매일 직장인 런던 도심의 아트갤러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약 20km를 달려 출퇴근했다.

하지만 친구와 지난 3월 기차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에는 양치하기 위해 칫솔을 들 힘도 부족하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방 청소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모니크는 답답한 마음에 모니크는 인스타그램에 일러스트를 곁들인 투병일기(@_coronadiary)를 쓰기 시작했다. 모니크는 투병일기를 활용해 장기투병자의 증상을 알리고, 다른 장기투병자들과 연결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의료진을 여러 면에서 혼란에 빠뜨리고 있지만, 특히 롱테일 코로나19는 팬데믹의 가장 곤혹스러운 특성 중 하나라고 BBC방송은 지적했다.

모니크는 첫 두주간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고열에 독한 감기 증상을 경험했다. 그다음에는 호흡곤란이 왔고, 이어 가슴에 이를 악물어야 할 정도의 통증이 생겼다. 그다음에는 위장이 불타는 것처럼 아팠고, 6주째에는 소변을 볼 때 고통스러웠다.

9주째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후에도 증상은 이어졌다. 발병 4개월 후 모니크는 런던 동부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되돌아갔다. 가족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그림일기에는 코로나로 구토에 시달리다 변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코로나로 숨진 지인의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 목욕을 하다 코로나 확진자 사망 보도를 전하는 라디오를 듣고 공포에 떠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모니크는 "사람들은 내게 건강이 좋아지면 자전거도 다시 타고 복싱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런 말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모니크의 즐거움은 그림일기를 통한 소통에 있다.

모니크는 그림일기에 "비록 내 방에 갇혀 있지만, 그림일기로 그 어느 때보다 연결돼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