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부(이용균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역병 입영대상자였던 A씨는 2018년 3월 5일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기일로부터 3일이 지난 날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입대하지 않았다.

1심 법원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제재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맞으나 금기시되는 헌혈이나 음주운전을 하거나, 해외 거주 등을 입영 거부 핑계로 대기도 하는 등 굳은 신념이 형성됐거나 성실히 종교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가 신앙생활을 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나 입영 거부 당시 병역을 이행함으로써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된다는 절박하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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