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유이치로 참의원 검사받으러 가던중 병원서 사망, 코로나 사망 첫 현직 국회의원

일본

처음에 열 내리자 아내 생일파티 등 방심
"코로나 검사 하루만 빨랐어도 살았을 걸"

일본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현직 국회의원이 사망한 첫 사례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2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날 도쿄의 한 병원에서 갑자기 숨진 하타 유이치로(53·사진) 입헌민주당 참의원(상원) 의원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됐다.

하타 의원은 2~3일 전부터 발열 증세가 나타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가던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뒤 곧바로 숨졌다. 일본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은 하타 의원이 처음이다.

후쿠야마 데쓰로 입헌민주당 간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하타 의원은 지난 24일 오전에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았다며 비서를 시켜 참의원 진료소에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문의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부터 섭씨 38.6℃까지 체온이 오르는 발열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건소에서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지는 않았다. "큰 열도 없는데 보건소와 의료 기관에 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집에서 요양하던 그는 25일에는 열이 내려, 26일 아내의 생일 축하 파티도 진행했다. 그러다 갑자기 27일 오전에 열이 다시 오르는 등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 때문에 비서를 집으로 불러 PCR 검사를 받으러 가던 도중 차에서 사망했다. 검사를 받으러 비서가 운전한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호흡이 가빠지자 "나 폐렴인가"라고 말한 뒤 대화가 끊어졌다고 한다. 비서는 차를 세우고 구급차를 불러 도쿄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하타 의원은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은 "직접 사인은 코로나19 감염"이라며 "PCR 검사가 하루만 빨랐어도 목숨을 건졌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타 의원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지난 22일 국회 내에서 열린 입헌민주당 상임 간사회에 참석하고, 23일에는 지역구인 나가노 현에서 열린 당 모임과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했다.

하타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정치권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입헌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당은 하타 의원과 접촉한 동료 의원들에게 PCR 검사를 받도록 당부했다.

그는 선친인 하타 쓰토무 전 총리의 비서를 거쳐 1999년 나가노 선거구 보선에서 옛 민주당 의원으로 처음 당선한 5선 의원이다.

참의원 국토교통위원장, 옛 민주당 참의원 국회 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2012년 노다 요시히코 내각에서 국토교통상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옛 민주당 간사장 대행, 민진당 참의원 간사장 등을 거쳐 올 9월 민주당 일부를 흡수해 새롭게 출범한 입헌민주당에서 참의원 간사장을 맡았다.

하타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한편 28일(오후 8시 기준)까지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2만4천478명, 사망자는 3천33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