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맞으면 ‘본인 코로나 감염’ 불안, 맞으면 ‘아기 부작용’ 걱정 임산부들 혼란

[뉴스 포커스]

美 CDC “접종 권고” vs WHO “접종 삼가”
贊 “백신 맞으나 안맞으나 조산 확률 비슷”
反 “임상 실험 부족, 안정성 보장할수 없어”
타운 한인 산부인과 전문의들도 찬반 엇갈려

#김모씨(29·LA)는 현재 임신 9주 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문에 고민이 깊다. 본인은 맞고 싶지만 혹시나 태아에게 해가 될까봐 선뜻 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의 산부인과 주치의는 "태아가 몇주가 됐는지에 상관없이 백신은 아무때나 맞아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씨는 임신중인 그녀의 친구로부터 "내 주치의는 출산할 때 까지 백신 접종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그는 "내 자신의 감염 예방을 생각하면 접종을 하는 편이 낫겠지만 아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된 가운데 임산부의 백신 접종에 대한 전문의들의 찬반 의견이 나뉘면서 임산부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지난 23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산부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CDC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은 매우 개인적인 결정"이라며 "임산부들은 주치의와 논의해 최선의 결정을 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CDC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의 조사 결과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을 접종한 3만5천명의 임산부들의 유산이나 조산 확률이 백신을 맞지 않은 임산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미국 산부인과 저널'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임산부와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임산부 84명, 수유 중인 31명, 임신하지 않은 16명에게 두 백신을 접종한 결과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은 유사한 면역 반응을 보였으며 태반과 탯줄에 있는 혈액인 '제대혈'과 모유에서도 항체가 발견돼 태아에게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산부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산부에게 모더나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삼가하라고 권고했다. 기저 질환이 없고 필수 업종 근로자가 아니라면 굳이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WHO는 "임산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조산 위험이 높고 임산부 백신 연구에 대한 충분한 임상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 보건당국은 이러한 권고 사항을 받아들여 임산부와 모유 수유 중인 여성들에게 접종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임산부에게 접종 선택권을 돌린 CDC 역시 "보통 환자에 비해 임산부가 코로나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가능성이 각각 2,3배 더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인 사회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타운 내 한 산부인과 원장은 "산모에게 백신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임신 기간에 상관없이 백신 접종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산부인과 원장은 "개인적으로 아직은 권하고 싶지 않다"며 "임산부에 대한 충분한 연구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백신을 맞았다면 산모가 접종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