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집권당 'PDP 라빈' 두테르테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지명
연임제한 지키면서도 현직 대통령 인기 활용하려는 전략
딸은 잠재적 대통령 후보 거론, 부녀 정·부통령 될 수도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5월 열리는 정·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

필리핀의 집권당 'PDP 라반'은 8일 전당대회를 열고 두테르테를 내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헌법상의 연임 제한을 준수하면서도 대중에게 인기있는 두테르테를 부통령 후보로 세워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의 지명에 대해 “내가 방향을 정할 수 없지만 (임기 중에) 기울여온 노력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며 수락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두테르테의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은 대통령 후보 지명을 거절했다. 고 상원의원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필적하는 무게를 지난 사람을 찾아야 한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에 PDP 라반이 다음달 대통령 후보 등록 시한에 앞서 후보를 내세울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외는 별도로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다바오 시장도 현재 잠재적인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라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다. 두테르테오는 다른 정당 소속이어서 경우에 따라 딸과 아버지가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이 될 수도 있다. 필리핀은 러닝메이트 제도인 것은 맞지만 대통령과 부통령에 대해 따로 투표하기 때문이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주례 대국민 야간 연설에서 내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 퇴임 후 제기될 각종 소송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