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서 훔친 돈으로 가난한 이웃들 도운 12살 아이
"선한 곳 써도 도둑질은 도둑질" 비판도 

이웃집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을 도운 12살 소년의 스토리가 화제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하우장성 쩌우탄현의 한마을 A씨의 집에 도둑이 들어 현금 1800만 동(한화 92만원)이 사라졌다는 도난 사건이 경찰에 신고됐다. 침대 옆 서랍에 감춰둔 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장 조사에 나선 경찰은 최근 A씨 집에 방문한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A씨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아무도 초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웃집 12살난 L군이 자주 와서 아들과 놀다가 저녁을 먹고 가곤 했다고 덧붙였다.

L군은 부모가 타지에서 일하고 있어 할머니 집에서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편이 딱한 L군을 A씨는 자주 집에 초대해 아이들과 놀게 하며, 밥도 함께 먹곤 했던 것이다.

경찰은 L군의 집을 방문해 추궁하자 소년은 순순히 자신의 도둑질을 고백했다. L군은 "친구 집에서 놀다가 침대 옆 협탁에서 우연히 현금 뭉치를 발견하고 가져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L군은 훔친 돈을 본인을 위해 쓴 게 아니라, 가난한 이웃을 위해 라면, 물, 설탕, 야채, 소시지, 쌀, 휴지 등의 식자재와 생필품들을 구입해 나눠준 것으로 드러나 경찰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가난한 동네를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이 물건들을 나눠줬다고 털어놨다.

L군에게 도움을 받았던 이웃들은 이 소식을 듣고, 환불받을 수 있는 물건들을 돌려주어 현금을 마련해 주었다. 돈을 도난당한 A씨도  처벌을 원치않아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편 이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소년 '로빈후드'가 나타났다","훔친 돈을 선한 곳에 쓴다 해도 도둑질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