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 발병 예방에 효과”

[집중분석]

723만명 건강자료 연구 발병위험 69% 낮아

심혈관계 치료제 효과 ‘실데나필’ 성분 함유

이렇다할 대책없는 공포 질병 연구열에 기름

“임상 실험 결과 아니라 아직은 갈 길 멀어”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성분이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본보 12월7일자 A-1면 보도>가 나오자 전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전 세계 5000만명이 앓고 있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치료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 게놈의학연구소 페이슝 쳉 박사 연구진은 723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건강 보험청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아그라를 복용한 보험 청구자는 미복용 환자에 비해 6년 동안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에 발표했다.

물론 이 연구는 인체 대상 임상실험이 아닌 유전자와 단백질 정보를 토대로 컴퓨터 가상 실험을 한 결과이긴 하지만 그동안 발표된 그 어떤 치매 관련 연구보다 광범위하고 점에서 의료계의 지대한 주목을 받고 있다. .

그동안 전세계 제약사들은 오랫 동안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에 각각 작용하는 치료제를 개발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연구진은 "대규모 인체 정보와 진료 기록 분석을 통해 (비아그라의) 실데나필 성분을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쓸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인간 유전자 정보와 관련 단백질 정보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 발병에 대응할 수 있는 13개 모듈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1608개 약물을 살펴본 결과 가장 유망한 후보로 실데나필을 뽑았다.

컴퓨터 가상 실험 결과 심혈관계 치료제들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가장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종의 심혈관계 치료제 중 비아그라의 '실데나필' 성분이 효과가 제일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실데나필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물로 원래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개발되던 약물이다. 비아그라뿐 아니라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레바티오'의 성분이기도 하다. 또 암, 말라리아 등 다른 질병에서도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