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3세 여대생 100번째 '미스 아메리카' 왕관 차지. 미스 알래스카 출신 에마 브로일스

대회 사상 최초 '코리안 아메리칸' 쾌거
이민 1세 전 앵커리지 한인 회장 외손녀
부친 백인, 모친이 한국인…의사 지망생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 정체성 고민
가족이 없었다면 결코 해내지 못 했을 것
공감·포용력을 증진하는 사람 되고 싶어"

  
스무 살의 당찬 한인 3세 여대생이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미스 아메리카'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영예의 왕관을 썼다. 주인공은 알래스카주를 대표해서 출전한 에마 브로일스.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미스 아메리카로 뽑힌 것은 대회 10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美 전국 51명 참가 열띤 경쟁

그는 지난 16일 코네티컷주 언캐스빌에서 열린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서 미스 아메리카로 호명되자 "생각도 못 했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우리 가족,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조부모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가족이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엔 미 50개주와 워싱턴DC를 대표하는 51명의 미녀들이 출전, 경쟁을 벌였다. 
브로일스의 부친은 백인, 모친이 한인이다. 역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인 모친은 고등학교 특수교육교사로 알려졌다. 브로일스의 외조부모는 50여 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1세로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정착했다. 그녀의 외할아버지는 알래스카에서 90년대 초반 앵커리지한인회장을 역임한 김부열씨다. 
앵커리지에서 태어나 서비스하이스쿨을 졸업한 그는 현재 애리조나주립대(ASU) 바렛아너스칼리지에서 바이오메디컬을 전공하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꿈이다. 그는 지난 6월 미스알래스카 선발전에서 우승해 이번에 알래스카주 대표로 대회에 출전했다. 미스알래스카가 미스아메리카가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브로일스는 이날 선발대회 우승으로 ‘2022 미스 아메리카’의 영예는 물론 10만 달러의 장학금도 받았다. 미스아메리카 선발전은 올해로 101주년을 맞이했으며 50개주와 워싱턴DC를 대표하는 51명의 미녀들이 출전해 각축전을 벌였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대회가 취소돼 브로일스가 100번째 미스아메리카다.

▶다운증후군 오빠 스토리 공개 공감 

브로일스는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 심사위원과 미국민을 감동시켰다. 그는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자신의 오빠가 이를 잘 극복해 12년 전에 스페셜올림픽 선수로 출전했던 감동스토리를 공개해 공감을 얻기도 했다. 
특히 브로일스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강박 장애와 연관한 피부질환을 얻었다가 이를 이겨냈던 과정을 공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미스 아메리카 대회를 후원하는 회사의 남성 임원이 성적인 접근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여성은 결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그렇게 대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브로일스는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면서 "미국에는 정체성 문제를 겪는 이가 많은데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미스 아메리카와 같은 위치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또 "뭐니뭐니해도 이번 대회에서 수영복 심사가 없어져 기쁘다"면서 "어떻게 보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사람으로서 세상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분열을 겪는 시기에 열린 마음과 공감, 포용력을 증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美 미인대회 한국계 우승은
미국의 대표적인 미인대회에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왕관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미국의 미인대회서 사상 처음으로 최고의 미인으로 뽑힌 한국계는 지난 1997년 미스 하와이·미스USA출신으로 1997년 미스유니버스까지 올랐던 한인 3세 브룩 리(한국명 이시내·작은사진)가 있었다. 조부가 한인인 그녀는 TV방송의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다가 2006년 결혼, 두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현재 50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