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조사서 尹-李 오차범위 접전…일부인사 安측과 물밑 접촉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점화될 조짐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자력 승리에 대한 확신의 차이가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11일 라디오에서 '우클릭'을 지속해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더 이상 중도를 대표하지 못한다며 "단일화의 효과가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 논의에 군불을 때는 일부 인사들을 '거간꾼'으로 부르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이제 거간꾼들이 활약할 시간"이라며 "지금 상승세를 탄 우리 후보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윤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근거로 한다. 자체 조사에서 급반등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1월 6일 시행 (내부) 조사보다 1월 8일 시행 조사에서 강한 반등세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목격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20대 지지율이 부산·경남(PK) 지지율보다 조금 높고, 대구·경북(TK) 지지율보다 조금 낮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여론조사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후보는 36.9%의 지지율을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6.5%)와 오차범위내 초접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비교해 윤 후보는 0.1%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3.4%포인트 내렸다. 특히 윤 후보의 경우 남성 지지율이 4.1%포인트, 30대 지지율이 10.8%포인트 각각 올랐다.

안 후보는 6.0% 오른 14.0%로 뒤를 이었다.

뉴스핌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일 전국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윤 후보는 40.3%, 이 후보는 34.7%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역시 오차범위 내 격차다.

윤 후보는 지난주보다 0.5%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4.1%포인트 하락했다. 안 후보의 경우 7.3%포인트 오른 13.0%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윤 후보가 18세∼20대에서 38.2%로, 안 후보(22.0%)와 이 후보(21.4%)에 우위를 보였다. 30대에서도 39.1%로 안 후보(24.3%)와 이 후보(23.0%)에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의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70%를 돌파하면 20대 전체 지지율도 60%를 넘게 된다"며 "단일화 필요 없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으로 보는 이들도 당내에 적지 않다.

대선 코앞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탄탄하게 10%대를 유지할 경우 단일화 없이는 낙승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대본부의 공식 활동과 무관하게 안 후보 측 관계자와 물밑 접촉하는 국민의힘 인사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 과정에서 '공동정부론'이 설익은 형태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지지율이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지더라도 정권 교체라는 목표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단일화 논의는 필연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라는 게 국민의 명령 아닌가"라며 "민심의 압박을 두 후보 모두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추이와 무관하게 조만간 단일화 여부를 둘러싼 당내 찬반론이 불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 후보는 일단 단일화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 후 단일화와 관련한 기자 질문에 "그 부분은 유권자인 국민께서 판단할 문제"라며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