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아베 마스크'의 인기몰이 반전

[일본]

폐기 처분 앞두고 무료 배포 희망자 몰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유행 초기 도입을 추진했지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일명 '아베 마스크'가 폐기 처분을 앞두고 뜻밖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베가 방역용으로 배포한 '아베 마스크'는 어른의 코와 입을 겨우 가리는 옹색한 모양새에 불량품도 많이 나와 국민들의 외면을 받자 전량 폐기를 결정했고, 현재 희망자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본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24일부터 일반인과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아베 마스크 무료 배포가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접수 기간을 오는 28일까지로 14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본 정부는 8만5000건가량의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평균 6000건을 넘는 셈이다. 정확한 배포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장 단위로 신청할 수 있는 만큼 최소 850만장이 배포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무료 배포를 시작한 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선 '구두 닦는 데 이만한 게 없다', '의료용 거즈로 사용해도 괜찮다'는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그러나 접수 기간 연장 발표가 나오자 '도대체 누가 쓰는 것이냐', '혼자서 잔뜩 신청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또 '배송비도 공짜니, 일단 받아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무료 배포 접수 기간을 늘려도 아베 마스크 재고량을 모두 없애긴 어려울 전망이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2주간 희망자가 더 늘어나도, '폐기 물량 제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폐기 절차는 올 3월부터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