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서 더이상 못견디겠다"  줄줄이 학교 떠나는 선생님들

[뉴스포커스]

대면·온라인 수업 준비 부담 가중 '번아웃'
인력난 기업들 추파, 몸값 높여 앞다퉈 이직
연봉 두배 주기도, 학부모들 "애들은 누가…"

 미국 교사들이 줄줄이 학교를 이탈하고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대면수업에 온라인 수업 준비까지 너무 일이 많아진데다 인력난 심화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사기업으로 앞다퉈 이동하고 있다.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2021년) 1년 동안 이탈율이 무려 148%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미 연방정부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교육 서비스 분야에서 직장을 떠난 근로자 수는 148% 늘었다"며 "전 산업군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증가세"라고 전했다. 공립 학교에서 퇴직한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40% 증가한 80만명에 육박했다. 구인 및 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지난해 학교를 그만 둔 교사들의 수가 6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교사들의 가장 큰 퇴직 사유는 '번아웃'(Burn Out)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의 잦은 변화에 지쳐 정신적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고 무기력증, 심한 불안감과 의욕상실 등의 상태에 놓인 것이다.

 특히 WSJ은 학생들이 등교할 때는 대면 수업을 하지만 확진자 수 증가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해야 할 때는 부가 수업 자료 준비로 부담이 늘어난 것도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 수 증가에 한 몫을 했다. 

13년간 중학교 과학 선생님이었던 니콜 루턴은 "(코로나19 기간 교육에 대해) 침몰하는 배와 같았다"고 비유했다. 그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모든 것이 문제였다"며 "항상 어려운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일터를 떠난 교사들은 교육 코치, 채용 담당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다양한 업종으로 전직하고 있다. 

WSJ은 "정보를 빠르게 흡수하고 전달하는 교사들의 능력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 멀티태스킹 능력 등은 수요가 많은 기술을 요구하는 업종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하고 이탈 교사들은 이직을 하며 몸값을 높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가르쳤던 한 교사는 지난해 10월 영어 학습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에 취직한 후 연봉이 두 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미국 교사의 수입은 근무지와 근속연수 등에 따라 크게 다르다.

 미 국립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2019~2020학년도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공립 초등학교 및 중등 학교의 교사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8만달러 이상을 벌었다. 플로리다, 미시시피 지역의 공립 학교 교사들의 수입은 5만달러 이하다. 

커리어 코치로 일하는 다프네 고메즈는 "많은 교사들이 그들의 소명이라고 여기는 직업을 떠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은 교사들에게 돈, 성취감, 직업적 성장 등 다른 선택지를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