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틈타 무더기 출몰…명의도용·사기 등 피해 우려

검찰 대대적 단속…허위 음성판정에 대유행 부채질까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편승한 가짜 코로나 검사소가 미국 전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14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몇주 동안 뉴멕시코, 뉴욕, 매사추세츠, 오리건,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콜로라도, 워싱턴 주 등지에서 무허가 불법 이동식 검사소가 적발됐다.

이들 검사소는 무료 검사 등을 미끼로 접근해 이용자의 신용카드 번호, 운전면허 번호, 사회보장 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가짜 검사소에 개인정보를 넘긴 이들은 명의도용이나 물품구매 사기 등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검사소들은 검사를 이유로 정부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거나 피검자로부터 검사비를 뜯어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 악질적인 점은 검사가 아예 가짜라서 피해자들에게 허위 음성판정이 통보됐다는 사실이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 검찰총장은 "이들 가짜 검사소는 보건과 안전을 해쳤다"며 "가짜 음성판정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검사소의 단적인 사례로는 '코비드통제센터' 등 권위 있는 기관인 것처럼 행세하는 가짜 업체가 지목된다.

이 업체는 미국 전역에 이동식 검사소를 300여개 차려놓고 하루 1만건에 달하는 허위 검사를 했다.

워싱턴주 검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의료보험 미가입자를 위한 보조금 명목으로 정부에 1억2천400만 달러(약 1천500억원)를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짜 이동식 검사소는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감염자가 급증하자 우후죽순 생겨났다.

인구가 3억3천500만명 정도인 미국은 공식 누적 확진자가 7천930만여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코로나19 피해국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하루 확진자가 9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확산 정점을 지난 것으로 관측되지만 여전히 하루 수만명씩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검사소가 무료 검사를 대가로 금융·의료 정보를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 보라고 당부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의료기관에서 위탁한 검사소나 보건부 웹사이트에 등재된 검사소를 찾으라고 권고했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