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30대 한인 여성, 뒤따라온 생면부지 노숙자 스토커에 피살 충격
부엌에 있던 칼로 수차례 공격…화장실 욕조에서 숨진채로 발견
한국 외교관 '묻지마 폭행'이은 참사, 뉴욕  한인들 불안감 가중
"인종 때문에 범행 대상된듯" 아시안 노린 잇딴 증오범죄 초비상

한국 외교관이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 인근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데 이어 뉴욕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에 사는 30대 한인 여성이 노숙자의 흉기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14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오전4시20분께 로어이스트사이드 크리스티 스트리트에 위치한 아파트 6층에서 “도와 달라. 911에 신고해달라”는 크리스티나 유나 리씨의 다급한 외침을 들은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약 1시간 동안 대치 끝내 용의자 아사마드 내시(25)를 붙잡았다. 한인 여성은 자택 화장실 욕조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뉴욕경찰(NYPD)은 “칼에 수차례 찔렸으며 사망 직전까지 거세게 저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범인은 이씨의 부엌에 있는 흉기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과 피살 한인 여성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아파트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내시는 택시에서 내려 귀가하는 유나 리 씨의 뒤를 밟아 아파트까지 쫓아온 뒤 집 문이 닫히기 직전에 문을 잡아 진입했다. 

내시는 아파트의 화재용 비상출입구를 이용해 탈출하려 했지만 실패한 뒤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2012년 이후 뉴욕과 뉴저지에서 강도 등의 혐의로 최소한 10차례 이상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차이나타운 지하철역 근처에서 60대 노인을 폭행하는 등 지난해에만 4차례 경찰에 체포됐다.

피살된 한인 여성은  럿거스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디지털 음악 플랫폼 업체에서 선임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로 근무했다. 구글과 톰스, 콜 한 등과 같은 대형 기업의 광고 업무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이사한 지 1년도 채 안 돼 변을 당했다.

내시는 체포 직후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14일 내시에 대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아시아계 권익 단체들은 이 사건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됐다며 13일부터 이씨의 아파트 앞에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들어갔다. 권익단체 CCBA 저스틴유 대표는 CBS와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인종 때문에 범행대상에 포착됐던 것 같다"며 "그녀의 잘못은 오로지 뉴욕시로 이사해 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직 인종혐오범죄로 규정하지 않고 있으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한편 이에앞서 지난 9일엔 주유엔 대표부 소속 한국 외교관이 맨해튼 시내에서 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 신원불명의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해 코뻐가 부러져 접합 수술을 하는 등의 중상을 입기도 했다. NYPD는 이 범행 역시 증오범죄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