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4730불이던 평균 가격이 올 1월 40959불로 껑충
[집중분석]
1년새 41% 폭등…수요 느는데 공급 막혀 가격 뛰어
3년전 2만5천불 차량 지금도 같은 가격 거래 기현상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우돈 얹어 판매 신차가격 추월
원하는 자동차를 사려면 최고 수개월까지 기다려야하는 '차량 구하기 전쟁'현상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안보이고 있다.
특히 중고차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물류대란 등의 요인이 겹쳐 중고차 가격 상승을 초래한 것이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1월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은 전년 대비 40.5% 폭등했다. 중고차는 미국의 1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격 상승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시장 원리를 거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자동차의 시세는 새 차로 팔린 이후 연식이 더해지면서 계속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연식의 중고차인데도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원에 따르면 2020년형 모델 중고차의 경우 평균 판매 가격이 지난해 3월에는 3만4730달러였지만 올 1월에는 4만959달러로 오히려 상승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중고차 가격이 차량 판매 첫해 33.3% 급락하고 이후엔 매년 평균 14%씩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첫해 시세 하락폭이 14.5%에 그쳤고 2∼5년 차 모델은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이 막히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일부 딜러는 차량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반영해 판매 정가에 더해 1만 달러에 이르는 웃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추월하는 상황까지 종종 빚어지고 있다.
한 중고차 딜러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3년 전에 2만5000달러였던 차가 지금도 2만5000달러에 거래되는 전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가격을 주고 울며 겨자 먹기로 중고차를 구입한 사람들은 나중에 이를 처분할 때가 되면 가격 거품이 꺼지면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자동차업계는 올해 신차 생산량이 다소 회복되면서 중고차 가격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 등 공급 제약 요인이 언제 정상화될지는 예상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