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스카우트', 충돌 위치·시간 정확히 예측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11일 오후 10시 23분 북극해의 노르웨이령 화산섬 '얀 마이엔'(Jan Mayen) 남서쪽 상공에서 약 2m 크기의 소행성이 대기권에 충돌하며 사라졌다.

지구의 대기권을 통과하지 못하고 소멸하는 이런 작은 소행성의 충돌은 흔해 주목받지 못하지만 '2022 EB5'로 명명된 이 소행성은 좀 더 특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 충돌하기 전 궤도를 파악해 충돌 위치와 시점을 정확히 파악한 다섯 번째 소행성이기 때문이다.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022 EB5는 충돌 2시간 전 헝가리 북부 '피스케스테퇴 천문대'에서 처음 파악해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에 알렸으며, 곧바로 MPC의 지구근접 천체 추가 관측 목록에 올랐다.

MPC 목록을 자동 검색하게 설계된 NASA의 소행성 충돌위험 평가 시스템인 '스카우트'(Scout)가 초기 관측 자료를 토대로 궤도를 계산한 결과, 지구 대기권에 충돌할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 긴급 공지해 추가 관측이 진행됐다.

스카우트는 처음에 그린란드 서부 상공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했다가 추가 관측이 진행되면서 충돌 위치를 노르웨이 연안 상공으로 수정했으며, 최종적으로 그린란드 동부에서 약 470㎞ 떨어진 얀 마이엔 섬 상공의 대기권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2 EB5는 너무 작아 대기권 충돌 당시 지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불꽃이나 폭음을 형성하지는 않았지만, 초저주파탐지기를 통해 스카우트가 예측한 위치와 시간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로 접근해올 때 관측한 자료와 초저주파탐지기로 측정한 에너지를 토대로 2022 EB5는 약 2m를 넘지 않은 작은 소행성으로 밝혀졌다.

이런 크기의 소행성은 밝지 않아 지구에 근접하기 전에는 관측이 어렵다.

CNEOS를 이끄는 폴 코다스 소장은 "2022 EB5처럼 작은 소행성은 무수히 많으며, 10개월에 한 번꼴로 대기권에 충돌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소행성은 지구에 근접하기 전까지는 매우 희미하고, 관측 시점과 방향까지 맞아떨어져야 포착할 수 있어 극히 일부만 충돌 전에 발견돼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지구에 충돌하기 전 소행성을 관측한 것은 2008년 10월 수단 상공에 충돌한 2008 TC3이 처음이다. 약 4m 폭의 이 소행성은 대기권에 충돌하며 수백 개의 작은 운석으로 조각나 누비안 사막에 떨어졌다.

2022 EB5는 충돌 전 관측된 소행성으로는 다섯 번째이지만 지구근접 천체에 대한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2 EB5가 크기가 작아 지상에 닿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지구방어 훈련을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며, 소행성 충돌위험 평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NASA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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