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근거 불법입국자 즉시추방 정책 5월말 폐지"

[뉴스분석]
멕시코 국경 밀입국 하루에 7천명, 2배 늘어
공화당, "폐지되면 불법이민 밀물" 결사 반대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지난 2년간 시행해 온 불법입국자 즉시 추방 정책을 5월 말께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경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이든 정부의 이민 정책이 시험대에 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들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월 말부터 이른바 '42호'(Title 42)로 불리는 정책의 시행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42호는 '공공보건에 위험을 끼칠 수 있는 외국인이 입국을 시도할 경우 추방할 수 있다'는 보건법 조항을 근거로 코로나19 유행 기간 불법입국자를 망명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즉시 추방할 수 있게 한 정책이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표 강경 이민정책을 매섭게 비판한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후에는 이 법을 그대로 적용했다. 지난 2년간 강제추방된 이민자는 170만명에 이르는데 그 중 약 70%인 119만명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추방됐다. 이는 바이든 정부 들어서 미국행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트럼프의 이민자 강제추방 일변도 정책을 비판해온 바이든 정부가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중 CDC가 42호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5월 말부터 해당 정책의 적용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지만, 불법이민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공화당 주지사들이 이끄는 주에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42호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남긴 반(反) 이민정책으로 꼽히는 릫이민희망자 멕시코 잔류릮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폐기 방침에 텍사스주 등이 반발하면서 법정 다툼에 휘말린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42호와 멕시코 잔류 등 일련의 반이민정책이 이민희망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범죄에 노출되도록 한다며 즉각적인 폐지를 주장한다.

그런 가운데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희망자의 수는 급증세를 보인다.

최근 멕시코-미국 국경을 넘은 불법입국자의 수는 하루 평균 7천명으로 전년 동기의 갑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42조가 폐지되면 불법입국자 수가 하루 1만2천∼1만8천명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는 미 연방방재청(FEMA) 의 협조하에 국경 지대에 추가적인 임시 수용시설을 건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더해 국경에서 이민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대책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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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죽음의 남미 정글'넘는 이민자들

"미국으로" 올 들어 3배 급증

 콜롬비아와 파나마 잇는
 '다리엔 갭', 미국행 통로


미국으로 가기 위해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 험난한 '다리엔 갭'' 정글을 넘는 이민자들이 계속 급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1∼2월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이들이 모두 8천4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천928명에서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고 29일 전했다. 이중 1천367명은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지난해 다리엔 갭을 통과한 인원이 총 13만3천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는데 올해는 그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리엔 갭은 남미 콜롬비아와 중미 파나마를 잇는 정글로, 가파른 산과 하천, 빽빽한 숲이 100㎞ 넘게 이어진다.
도로도 없는 그야말로 야생이지만, 정글을 통과해 파나마로, 이어 중미 국가들을 거쳐 미국까지 가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글을 통과하는 데에는 열흘가량이 소요된다. 정글을 넘다 탈진할 수도 있고, 야생동물이나 범죄자들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콜롬비아에서 정글에 진입했으나 파나마로 살아나오지 못한 사망자나 실종자가 지난해에만 51명에 달한다고 UNHCR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