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맛·스티커 '옛날 그대로'…품귀현상에 오픈런까지

'시즌2' 출시 임박…가격 오른 냉장제품일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포켓몬빵'이 재출시된 지 40일 만에 약 1천만개가 팔렸다.

1990년대 말 '국민 간식'이었던 이 제품이 약 20년만에 다시 나오자 소비자들이 열광하면서 공급이 미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현재 30대의 향수를 자극한 게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빵의 종류와 맛, '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이 동봉된 점까지 옛날과 똑같은 제품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SPC삼립[005610]은 줄어들 줄 모르는 수요에 대응해 '시즌 2' 상품도 준비 중이다.

◇ 다른 빵제품 판매속도의 6배…매장 앞 오픈런도

5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 출시된 '돌아온 포켓몬빵' 7종은 이날 기준으로 총 950만개가 팔렸다.

SPC삼립 관계자는 "하루 평균 약 23만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우리 회사 다른 빵 제품의 판매 속도보다 6배 정도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기를 반영하듯 전국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는 포켓몬빵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매장 앞에는 영업시간 전부터 밖에서 대기하는 '오픈런' 행렬도 생겼다.

일부 가게에서는 포켓몬빵을 사러 왔다가 재고가 없음을 확인하고 실망하는 고객을 위해 '포켓몬빵 품절' 등의 안내문을 붙였다.

판매대에서 모습을 감춘 물량은 온라인에서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빵 속 스티커만 사고파는 이들도 보인다.

초등학생 때 포켓몬빵을 자주 사 먹었다는 직장인 박모(29)씨는 "재출시됐다지만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다"며 "도무지 어떻게 구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포켓몬빵을 사고 싶어도 못 산다는 불만이 이어지자 SPC삼립은 누리집에 "생산설비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음에도 제품 구입을 원하는 모든 분에게 공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 그 시절 맛 그대로네…스티커 수집 재미까지

사회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포켓몬빵 열풍의 배경에는 추억과 향수가 있다.

포켓몬빵이 재출시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온라인에서는 '옛날에 학원 끝나고 자주 사 먹었다', '스티커만 꺼내고 빵은 나눠주곤 했었다', '초코빵이 제일 맛있었다'와 같이 과거를 회상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20∼30대는 '나 이제 어른이고 돈도 번다. 박스째로 살 테다'라며 호응했다.

SPC 삼립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재출시 콘셉트를 '그때 그 추억 소환'으로 정하고 과거 인기 있었던 '고오스 초코케익', '로켓단 초코롤' 등의 제품을 그대로 복원했다.

과거 포켓몬빵 열풍의 핵심 요소였던 캐릭터 띠부씰도 옛날과 똑같이 제품에 동봉했다. 스티커 159종 중 하나가 무작위로 들어 있어 수집하는 재미를 더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포켓몬빵의 인기에 관해 "20∼30대가 과거와 같은 소비 패턴으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현재의 고통을 잠시 잊고 '힐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시즌2 출시 임박…가격 더 비싼 냉장제품

SPC삼립은 조만간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 '포켓몬빵 시즌 2'를 출시할 예정이다.

상온에서 판매된 기존 제품과 달리 신제품은 냉장 디저트류다. 제품의 콜드체인(냉장 유통과정) 등에 드는 비용이 반영돼 판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높다는 게 SPC삼립 측의 설명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당사의 다른 냉장 케이크류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은 같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