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첫 80대 대통령, 연임 도전 의지… 미국 대통령'적정 연령'논쟁 재점화

[이슈진단]

잦은 언행 실수 반복에 보수 진영 릫치매설릮 공격
최소 35세 연령 하한 있지만 상한선은 없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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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레이건, 아이젠하워, 트럼프등도 나이 논란
클린턴 "나이보다 생각이 얼마나 늙었냐가 중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미국 역사상 첫 80대 대통령이 되면서 대통령직 적정연령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80대 대통령을 맞이한 건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며 그가 과연 2024년 대선에 도전할지 주목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부터 고령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샀으나 그는 그때마다 그런 시각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올해 80세 이정표에 도달하자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많은 나이는 몇 살부터인가'라는 의문이 그를 둘러싸고 재점화하고 있다.

▶'핵 사용'결정하는 자리
미국에선 대통령직을 맡을 수 있는 연령에 하한선(35세)은 있지만, 상한선은 없다. 항공기 조종사 65세, 연방 경찰 등 법 집행관이 65세, 일부 주 판사가 70세 등으로 은퇴연령 제한이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연방의원 역시 상한선이 없지만 핵 코드(비상시 핵무기 사용 대통령 권한)를 매일 지켜야 하는 대통령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미국 주 수를 50개가 아닌 54개로 발언하거나 최근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을 호명하는가 하면 허공에 손을 내밀려 악수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실수를 자주 저지르며 고령으로 인지 능력이 저하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그럴 때마다 공화당의 보수 진영에서는 '정신건강 이상설'을 지속 제기했다.

▶"젊은 리더 경험부족도 문제"
바이든 대통령 이전에 70대 나이에 미국 대통령을 지낸 사람은 1961년 1월 임기종료 직전에 70세가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77세에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로널드 레이건, 74세에 백악관을 떠난 도널드 트럼프 등 총 3명이었다. 이들이 대통령이 될 때 역시 대통령 적정연령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1984년 대선 당시에 73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레이건 대통령은 56세이던 민주당 후보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과 TV 토론에 나섰다가 이 질문을 받았다.
한 패널은 "대통령 후보 토론으로 피곤한 상태라고 들었다"라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사태 때 며칠간 거의 잠을 자지 못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신이 이런 상황에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은 들지 않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레이건은 "전혀 아니다"라며 "나이를 대선 이슈로 삼지 않겠다. 나는 내 맞수의 젊음과 경험 부족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는 않겠다"라고 맞받아쳤다. 여유로운 태도로 자신이 고령인 것을 경쟁자의 경험부족으로 역공격한 이 발언은 대박을 터트렸고 가장 많이 반복 재생된 미 대선 토론 장면 중 하나가 됐다. 결국 그는 압승을 거둬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레이건의 여유로운 화법 이면에 발언 실수 등이 있었기에 사람들의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혹시 재임중 알츠하이머?  
레이건은 77세때 백악관을 떠났고 83세이던 1994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그러자 두 번째 임기에 이미 이 병의 초기증세가 나타난 게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재점화됐다.
그밖에 1992년 대선에서는 46세의 젊은 빌 클린턴 후보가 22세 연상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에 맞섰다. 이는 미 남북전쟁 이후 가장 큰 양당 후보간 나이 차였는데, 이때 승리를 거둔 클린턴 전 대통령은 50세가 된 1996년 대선에서 73세의 밥 돌 후보와 경쟁해 이 기록을 경신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당시 "돌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데, 내가 의문을 품는 것은 그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는지다"라고 말했다.
돌 후보는 자신의 나이에 대한 지적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유세 도중 실족해 바닥에 굴러떨어지는 장면은 고령 후보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