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기승, 강력 퇴치 법안 시행…올들어 548개 사라져

[멕시코]

1개 고물상에 팔면 한달치 월급

맨홀 빠져 사망 안전사고도 급증

멕시코가 맨홀 뚜껑 지키기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시티가 안전한 맨홀을 유지하기 위해 형법을 개정하기로 했다”면서 25일 이같이 보도했다.

개정안은 맨홀 뚜껑을 훔친 사람에게 최장 징역 10년을 선고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훔친 맨홀 뚜껑을 산 사람에게도 징역 6년이 선고될 수 있다. 멕시코시티가 형법까지 고쳐가면서 맨홀 뚜껑을 지키겠다고 나선 건 최근 맨홀 뚜껑을 훔쳐가는 범죄가 급증한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시티에선 맨홀 뚜껑 361개를 도둑맞았다. 맨홀을 덮고 있는 스틸 그레이팅도 187개가 사라졌다. 맨홀을 안전하게 덮고 있는 시설물 548개 사라진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시 관계자는 “2018년 한때 맨홀 뚜껑을 노린 절도가 유행한 적에 비해 무려 416% 늘어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여기저기에서 맨홀 뚜껑이 사라지면서 시민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 됐다. 지난 10일 멕시코시티에선 23살 청년과 16살 청소년이 뚜껑 없는 맨홀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멕시코시티에서 맨홀을 노린 절도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건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가운데 맨홀 뚜껑이 비싼 값으로 거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물건이 되어버린 때문이다. 쇠로 만든 맨홀 뚜껑의 무게는 최고 50kg까지 나간다. 고물상에 가져가면 최고 4500페소(약 31만원)를 받고 팔 수 있다. 올해 멕시코의 최저임금은 5258페소다. 맨홀 뚜껑 1개를 훔쳐 내다팔면 1개월 최저임금에 육박하는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