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크리스마스 연휴에 미국 뉴욕주 북서부를 강타한 눈폭풍 사망자가 40명으로 늘었다.

역대급 폭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해당 지자체들을 향한 비난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자체장들 간의 '네 탓' 공방도 벌어졌다.

뉴욕주 이리카운티를 이끄는 마크 폴론카즈 카운티장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카운티 내 사망자가 3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 중 대다수인 31명의 사망자가 뉴욕주 제2 도시인 버펄로에서 나왔다.

이리카운티에 인접한 나이아가라카운티에서도 1명이 숨져 폭설 희생자는 최소 40명에 이른다. 거의 미 전역을 휩쓴 겨울폭풍으로 사망한 전체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뉴욕주 북서부에 집중된 것이다.

날씨가 풀려 눈이 녹으면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되고, 전날부터 시작된 주 방위군과 경찰의 정전 피해지역 가택 방문을 통해서도 더 큰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버펄로시는 제설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엿새간 도입한 자동차 운행 금지령을 3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운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직 사태 수습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리카운티와 버펄로시를 이끄는 수장들이 공개 비난을 주고받아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폴론카즈 카운티장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버펄로시의 더딘 제설 작업 등을 거론하면서 "불행히도 그 도시는 항상 늦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곤란하다"라고 직격했다.

폴론카즈는 "더는 이런 일을 보고 싶지 않다. 이제 질렸다. 나도 그 도시의 거주자"라며 "시장이 이 말을 듣고 좋아하지 않겠지만 이제 상관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바이런 브라운 버펄로시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중압감에 천차만별로 대응한다. 어떤 사람은 계속 일하고, 어떤 사람은 우리 공동체의 주민을 계속 도우려고 애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구 쏟아붓는다"라며 폴론카즈가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라는 취지로 대응했다.

브라운 시장은 "이 도시는 역대급 눈폭풍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며 대규모 사망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할 생각은 없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내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루 뒤인 이날 폴론카즈 카운티장은 전날 발언을 사과하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내가 초점을 잃었던 것"이라며 수습을 시도하기도 했다.

버펄로 일대에서는 카운티 정부와 시 정부가 통행금지령을 너무 늦게 내리는 등 늑장 대처를 한 것이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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