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잡힌 ‘검거 1순위’ 마피아 보스

[이탈리아]

살인사건 수십 건 배후, 행방 오리무중
잡고 보니 고향 인근 살며 추적 따돌려
각종 사업 부 축적…병원 방문했다 체포

30년간 이탈리아 경찰의 검거 1순위이던 마피아 두목 마테오 메시나 데나로(60)는 도피 생활 동안 자신의 고향과 그 주변 일대에 머물며 안락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시칠리아섬의 주도인 팔레르모에서 체포된 데나로는 고향인 시칠리아 서부 트라파니의 카스텔베트라노 인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당국의 추적을 오랜 기간 따돌려왔다.

경찰이 주기적으로 이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데나로는 자신의 조직이 장악한 '영토'에서 충성스러운 조직원들에 둘러싸여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경찰은 데나로의 여동생 파트리치아를 비롯해 그의 측근들을 잡아들이며 뒤를 쫓았지만 그의 행방을 누설한 이는 없었다.

그는 따로 은신처를 마련할 필요가 없었으며 그의 영역 안에서 보호받았다.

데나로는 시칠리아 마피아 조직 '코사 노스트라'의 두목으로, 역대 가장 악명 높은 마피아 수괴로 꼽히는 '토토' 살바토레 리이나가 1993년 체포되자 뒤를 이어 조직을 이끌어왔다.

1992년 마피아 단속을 주도한 검사·판사 살해, 1993년 전향 조직원 아들 납치 살해 등 살인사건 수십 건의 배후로 지목돼 1993년 지명 수배됐으며. 2002년 궐석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데나로는 시대에 따라 변모해온 다른 마피아와 같이 정치·사업 영역과 조직범죄가 공존하는 릫회색지대릮를 이용해왔으며 이는 그가 오랜 도주 생활을 유지하는 힘이 됐다.

에너지와 폐기물 관련 사업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쌓았고, 지방정부로 손을 뻗쳐 중요한 건설 계약을 좌지우지했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여러 여자친구를 뒀으며 각종 명품을 좋아한 그는 체포될 당시에도 양가죽 코트와 3만유로(약 4천만원) 상당의 시계를 걸치고 있었다.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두지않은채 현대적인 면모의 고급 생활을 하며 경찰의 추적을 여유롭게 따돌리며 '등잔 밑' 생활을 해온 데나로는 병원 치료를 받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당국은 데나로가 팔레르모의 한 병원에서 종양 치료를 받는다는 제보를 받았고 인상착의가 유사한 사람을 찾아내 검거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