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후 태어날 둘째 기다리며 꿈꿨던 행복 일순간에'물거품'"

[뉴스인뉴스]

5년전 일식집 마련, 팬데믹 어려움 딛고 재기
두 살난 첫째 지인에게 맡기고 출근하다 참변
충격에 빠진 한인사회 친구들 중심 모금 운동

<속보>지난 13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남편과 함께 출근을 하다가 '묻지마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은 30대 한인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5일 시애틀 한인사회에 따르면 임신 8개월이었던 권 씨는 사건 당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일식집의 문을 열기 위해 출근하는 중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인 벨타운에서 '아부리야 벤토 하우스'라는 일식집을 운영중이었다.  

일을 하기 위해 두 살 난 첫째 아이는 지인에게 맡겼다. 이들 부부는 두 달 뒤 태어날 둘째 아기와 함께 만들어갈 행복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꿈이 익어가는 일식집을 불과 1㎞도 남겨두지 않고 신호대기 중이던 이들에겐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직접 운전을 하던 권씨는 아무 영문도 모른 채 건너편에서 날아온 총탄에 머리와 가슴 등을 맞고 그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권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둘째 아이 분만 수술을 받았지만 아이도 숨지면서 네 식구의 행복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 영주권자인 이들 부부는 5년 전 어렵게 이 일식집을 마련했다고 한다. 일식집을 마련한 뒤 2년이 지나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며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이들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버텨냈다.

딸의 사망 소식에도 한국에 있는 권 씨 부모는 사정이 있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에 총알을 맞은 남편은 퇴원해 경찰 조사 등을 받고 있지만, 아내와 아기를 잃은 큰 슬픔에 빠졌다.

아직 장례 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 부부가 운영했던 일식집에는 꽃다발과 위로 편지들이 쌓이고 있다.

이들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한인 사회에서는 권 씨 친구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잇단 총격 사건에 한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지난 1월 인근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김모 씨가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지 5개월 만에 다시 총격에 의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권 씨는 차 안에서 운전 중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의의 총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교민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한 교민은 "미국에서 총기 사건사고가 잦아 평소에 조심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총에 맞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