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주 떼로 출몰 집, 도로 드글드글…"잠도 못자"

미국 네바다주 북부의 한 도시에서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리는 곤충이 떼로 출몰해 집과 도로 등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트위터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최근 네바다주 엘코시 주민들이 올린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모르몬 귀뚜라미 떼가 자기 집 벽과 기둥, 창문 등을 빽빽이 뒤덮은 모습을 틱톡에 올린 콜레트 레이놀즈 씨는 영상에서 "저것들이 말 그대로 사방에 있다"며 "정말 역겹고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동네와 시내 전체에 이런 것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매일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며 "집 전체가 벌레에 휩싸여 밖에 나갈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곤충들은 서로를 먹는 습성이 있어 사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개체를 더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 때문에 그냥 놔두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모르몬 귀뚜라미는 사실 귀뚜라미가 아니라 여칫과의 곤충이다. 성체의 크기는 3.8∼5㎝ 정도로, 날지 못하고 땅바닥을 기거나 뛰어다닌다. '모르몬 귀뚜라미'라는 이름은 1800년대 유타주에서 모르몬교도들이 정착한 지역에 떼로 나타나 경작지를 망쳤던 사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네바다주 농림부는 지난 몇 년간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을 살포해 왔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곤충은 농작물을 먹어 치워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개체 수가 많아지면 토양 침식과 수질 악화 등을 일으켜 목초지와 경작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네바다주립대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