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대치 이후 엿새만…警 "축제 전 이미 영장 발부됐다"

洪 "깡패인가"…대구경찰관 시청출입금지 vs 警 "법원 사법활동마저 개입하냐"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윤관식 박세진 기자 = 대구경찰청이 23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대구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지난 16일 영장 발부 후 일주일만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대구퀴어문화축제의 도로점용 여부를 둘러싸고 홍 시장 측과 대구경찰청 측이 충돌한 지 6일 만에 전격 단행되며 양측간 '보복수사'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 수사관 1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 동안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청사 '뉴미디어담당관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했다.

뉴미디어담당관실은 대구시정뉴스와 유튜브 홍보영상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다.

언론 홍보를 맡은 공보담당관실, 언론 모니터링 등을 맡은 보도담당관실과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경찰은 박스 등에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장성철 광역수사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2계장은 "홍 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과 관련해 뉴미디어담당관실을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며 "이번 압수수색 영장은 6월 9일에 신청했고, 16일에 발부됐다"고 밝혔다.

퀴어축제 당시 충돌과 이번 압수수색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좌파 단체의 응원 아래 적법한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더니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 수사까지 한다"며 "수사권을 그런 식으로 행사하면 경찰이 아니라 그건 깡패"라고 반발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우리 직원들이 하지도 않은 선거법 위반을 고발했는데 선관위에서조차 조사 중인 사건을 지금 대구시 유튜브 담당자와 사무실 압수 수색을 한다고 한다"며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에 대해 "막 나간다"고 비판하며 문책을 요구했다.

아울러 "오늘부로 대구경찰청 직원들의 대구시청 출입을 일체(일절) 금지한다"며 "업무 협력차 출입하던 경찰 정보관 출입도 일체(일절) 금지"한다고도 했다.

정장수 대구시 정책혁신본부장은 경찰의 압수수색 종료 후 기자실을 찾아 "이렇게 무리하게 압수수색이라는 공권력을 행사하고도 그걸 입증할 만한 어떤 사실도 못 찾아내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대구경찰이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퀴어문화축제에 앞서 경찰은 지난 12일 대구시에 '시내버스 우회를 위한 업무 협조 공문'을 보냈으며, 대구시는 당일 협조 불가라고 답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퀴어축제 때문에 강압 보복 수사하는 게 아니다"라며 "홍 시장 개인이 경찰관의 대구시 출입을 금지 해도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적법하다. 그런 발언과 향후 경찰의 수사 활동은 무관하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직장인협의회연합은 성명을 내고 "적법한 경찰의 퀴어축제 집회 관리를 두고, 연일 궁색한 법 해석으로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더니, 자신이 고발된 사건에 대한 영장집행을 두고 보복 수사라고 깎아내린다"면서 "영장 발부에 관여한 검찰과 법원도 보복 수사의 공범이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경찰행정에 군림하려는 시도에 이어, 법원의 사법 활동마저 개입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2월 22일 홍 시장과 유튜브 담당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고발인 대표인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고발장 접수 이후 대구 북부경찰서에서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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