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추정 누리꾼 "내막 달라…권한 없는 관리단이 관리비 요구"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상가 건물 주차장의 유일한 출입구를 차량으로 막고 나타나지 않던 임차인이 약 1주일 만에 차를 빼기로 했다.

28일 인천 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는 이날 오전께 경찰의 연락을 받고 "주차장 출입구에서 차량을 빼겠다"는 뜻을 밝혔다.

A씨는 경찰의 출석 통보에도 계속 연락을 받지 않다가 차량을 방치한 지 일주일째인 이날 연락이 닿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가족들로부터 "경찰이 집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날 오전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조만간 주차장을 막은 차량을 빼고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 30분 현재까지는 차량을 빼지 않은 상태다.

한편 A씨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전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주차장 막은 사건 실제 내막을 알리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권한이 없는 건물 관리단이 임차인들에게 관리비 납부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지금 관리인단이라고 나타난 사람은 5∼6년간 건물을 관리한 적도 없고 임차인들은 관리인단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갑자기 나타나 장기 연체라며 관리비를 납부하라고 하는데 가게 한 곳당 5년으로 따지면 월 최소 50만원씩 3천만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관리인단이라는 사람은 예전에 6∼8층을 소유했으나 지금은 신탁회사로 넘어가 건물 지분이 없다"며 "경고문을 받은 사람들이 실제 건물 대부분을 사용 중인 구분소유주와 세입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글에 함께 올린 경고문에는 건물 관리단이 '관리비 장기 체납자들로 인해 건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미납 임차인들이 입주한 3∼5층 승강기 운행을 중지한다'고 통보한 내용이 담겼다.

조사 결과 5층 상가 임차인인 A씨는 건물 관리단이 외부 차량의 장기 주차를 막기 위해 최근 주차장 입구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요금을 받은 이후 주차장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차단기를 설치한 건물 관리단과 관리비 문제 등으로 법적 분쟁 중인 건축주와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연락이 닿기는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출석 시점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2일부터 일주일째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상가 건물의 지하 주차장 입구에 자신의 차량을 세워둬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차량을 주차한 곳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닌 상가 건물 내부여서 경찰이나 관할 구청이 임의로 차량을 견인할 수 없었다.

경찰은 차량 방치가 장기화하자 전날 A씨의 체포영장과 차량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출석 통보에 불응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에 이르고 범죄 혐의 입증 목적으로 차량을 압수할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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