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방식 조율할 것"…대북송금 의혹과 묶어 구속영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이도흔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3일 "지금까지 수사 과정을 검토했을 때 백현동 개발비리와 관련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여 조만간 관련 절차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환조사는 수사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시점에 일정을 정해서 (이 대표 측에) 연락드리지 않을까 싶다"며 "구체적인 소환 시기나 방식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추후에 이 대표와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과 함께 조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청에서 진행 중인 상황과 관련 없이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 중"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당시 민간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성남시의 각종 인허가 조건 변경을 가능케 한 '최종 결정권자'라고 본다.

이 대표가 이번에 검찰의 소환에 응한다면 네번째 출석이 된다.

백현동 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한 사업이다.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는 부지의 용도를 변경하거나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을 100%에서 10%로 줄이고, 공사의 사업 참여를 배제했다.

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지난해 말 기준 3천185억원의 분양이익을 얻었고 최대 주주인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원의 배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의 부탁을 받은 '대관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와 성남시 정책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의 친분을 배경으로 이례적인 인허가를 얻어낸 것으로 본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정 전 실장 등 윗선의 지시를 받아 인허가 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의 성남시 공무원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달 25일 정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관련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 대표 조사 후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 경우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중앙지검이 넘겨받아 백현동 사건과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수원지검 역시 이 대표 조사를 남겨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장 청구 시기는 임시국회가 개회되는 이달 16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이 있는데,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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