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미치 매코널, 90세 파인스타인, 83세 낸시 펠로시…

[뉴스분석]

51세 공화당 경선주자 헤일리 재거론
하원의원 평균 57.9세…상원 65.3세

81세 고령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일순간 얼음처럼 마비된 듯한 모습을 보이며 미 정치권에 일으킨 충격의 여진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도자급 노령 정치인이 은퇴를 결단해야 하느냐를 놓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3일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75세 이상 정치인의 경우엔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올해 초 경선 출마 선언 직후 81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77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싸잡아 언급하며 “나이가 많으니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도발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재차 ‘정신감정’ 화두를 꺼내게 된 계기는 지난달 30일 벌어진 해프닝이다. 미 상원 역대 최장수 원내 사령탑인 매코널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말을 잃은 채 30초간 멍하게 허공을 응시했다. 이미 7월 26일에도 공화당 정례 기자회견 자리에서 비슷한 증상을 보여 건강 상태에 대한 의심을 자초한 바 있는데, 한 달 만에 이를 증폭시킨 셈이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가 거론한 정치인은 매코널 대표뿐이 아니다. 
90세 최고령으로 최근 심각한 건강 이상 징후를 보인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상원의원, 83세인 낸시 펠로시(민주) 전 하원의장 등도 도마에 올랐다. 이들을 겨냥해 헤일리 전 대사는 “대체 언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냐”라며 “국민은 권력에 취해 영원히 머물고자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비난했다.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은 지난 2월 대상포진 판정을 받고 입원하면서 3개월 가량 업무를 보지 못했다. 또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경미한 낙상 사고로 잠깐 입원했다가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상실한 후 당 지도부에서 물러났지만, 하원의원직은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현역 고령 정치인에 대해 모두가 비판적인 것은 아니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매코널 원내대표에 대해 "그는 여전히 날카롭고 유능하다”며 “지금 단계에서 하던 일을 완벽하게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감쌌다. 미 의회 주치의도 성명을 통해 “뇌진탕 회복 과정에서 현기증은 드물지 않은 일”이라며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하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57.9세로 117대 의회에 비해 소폭 낮아졌고, 상원의원의 평균 연령은 65.3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