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병원균 조기경보 하려다 대유행 촉발할 위험"

새 질병에 빨리 대처할 백신 개발능력은 계속 키우기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발적인 발생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외래병원체 추적 및 분류 연구프로그램인 딥 비전(DEEP VZN)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이날 이미 지난 7월에 딥 비전 사업자인 워싱턴주립대학 연구팀에 프로그램 종료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USAID 대변인은 딥 비전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과 충격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거쳐 자금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USAID 대변인은 딥 비전 연구사업은 종료되지만, 새로운 백신 개발 능력 배양을 비롯해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신속 대응 사업은 확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2021년 시작된 딥 비전은 야생에서 근 50만개의 생물학적 표본을 수집해 추가 연구용을 사용할 1만2천개의 새로운 바이러스를 분류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연구사업은 연방 정부의 지원 아래 언젠가 유행할 수 있는 미지의 외래 바이러스를 찾아내기 위한 것으로 오는 2026년까지 총연구비 1억2천500만달러(약 1천666억원)가 투입될 예정이었다.

이 연구사업은 언젠가 인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야생 병원균에 대한 조기경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미지의 바이러스를 찾는 과정에서 우발적인 감염과 유행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저명한 과학자와 공중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딥 비전의 안전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USAID가 지난 4월 바이러스 수집 활동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WP가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워싱턴주립대학 연구팀을 이끈 토머스 카울라 박사는 정부의 딥 비전 중단 결정에 실망했다면서도 새로운 질병 발생에 대한 준비 태세 강화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