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일간 체류 월북 미군 이병 깜짝 석방

[뉴스해설]

北, 며칠전 추방 의향 메시지 美측에 전해 
단둥에서 주중미국대사가 신병 인계 받아
"비행기 바로 탈 만큼 건강…도착 후 징계"
북미관계 긍정요소 불구 대화재개 불투명

북한에서 추방된 월북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중국 단둥과 한국 오산 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71일간 북한에 체류했던 킹 이병은 북한 당국의 심문을 받았으나 곧바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킹 이병의 상태와 이송 경로 등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킹 이병 인계 과정에서 도움을 준 스웨덴과 중국에 사의를 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며칠 사이에 북한으로부터 킹 이병을 풀어줄 의사가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킹 이병은 이날 이른 오전(미국 동부시간)에 단둥으로 북한에 의해 이송됐으며 거기에서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났다. 그는 북한 내에서 단둥까지 차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킹 이병은 단둥에서 의료 장비가 갖춰진 국무부 항공기로 중국 선양으로 이동한 뒤 다시 한국 오산의 미군 기지에서 미국 국방부에 신병이 인계됐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은 미국으로 이동중이며 수시간 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킹 이병의 상태에 대해 "정신 상태나 신체 건강 모두 양호하다"면서 "항공기에 같이 탄 사람들에게 추가 정보가 있을 수 있으나 아직 그 정보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심문을 받거나 거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심문은 받았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구금자에 대한 북한의 과거 관행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킹 이병은 27일 밤이나 28일 새벽에 미국 텍사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의료 시설로 이송돼 검사받게 된다.
미국의 이익대표국으로 킹 이병의 추방 과정을 중재한 스웨덴 당국은 킹 이병이 한국이나 일본의 미군 기지에서 의료 검사를 받지 않고 바로 비행할 수 있는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킹 이병은 지난 7월 미국에서 징계를 받기 위해 이동하던 중 이탈해 판문점 견학에 나섰고, 견학 도중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돌연 월북했다.
그는 현역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미국에 도착하면 월북에 따른 징계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악관은 "북한이 킹 이병을 풀어주면서도 별다른 요구나 조건을 내걸지는 않았으며 미국 역시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과 관련해 어떤 양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외교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 꽉 막힌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평가되지만 북미 당국간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를 하지않은 점을 감안할때 이번 일이 북미대화 재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로 남는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