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5배 500km 비밀 터널 '가자 메트로'…민간인 '인간방패', 지상전 복병

[뉴스분석]

북에서 건설 기술 전수, 거미줄 처럼 촘촘
무기와 전투기까지 은닉…인질 150여명도
200만 주민 밀집 거주지역, 폭파 쉽지 않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건설해놓은 비밀 터널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마스의 전력은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비할 비가 아니지만, 비밀 터널이라는 특이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인구가 밀집한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래 수년간 비밀 터널을 이용해 무기와 지휘 시설, 전투기 등을 은닉해왔다. 현재 하마스가 감금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 150여명도 이 터널에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마스는 2021년 비밀 터널의 총길이가 500㎞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이라면 총연장 350km의 서울 지하철의 1.5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터널의 깊이는 35m에 달하며 철로와 통신실도 갖추고 있다. 또 탐지를 피하기 위해 주택과 같은 주거용 건물이나 학교, 기타 공공건물 맨 아래층에 입구를 뒀다. 시간이 지나 터널 안에서 전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시설은 더욱 정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북한으로부터 터널 건설 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미얀마 군부 등에 터널 건설 기술과 장비, 인력을 수출한 바 있으며 오랜 기간 하마스에 군사 지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하철’(Gaza Metro)이라고 부르는 이 터널 망은 규모 파악이 쉽지 않다. 크지 않은 가자지구 땅 아래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하마스의 지하터널을 특히나 공략불가의 요새로 만드는 요인은 이 시설이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의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와 주변 지역엔 거의 200만명 가까운 주민이 몰려 살고 있다.

실제, 이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1천500여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고한 민간인이 거주하는 가자시티의 건물과 주택 아래 터널에 숨어 있다"면서 가자 주민들이 사실상의 '인간방패'로 쓰인다고 규탄해 왔다.
이스라엘은 2021년 분쟁 이후 폭격으로 가자지구 비밀 터널 100㎞ 이상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 터널 망이 500㎞에 달하며 피해를 입은 부분은 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민간인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는게 문제”라며 “가자지구 점령에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군은 수년간 땅굴과 함정을 준비한 하마스와 시가전을 벌여야 한다”며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하마스가 지상 작전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