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폭행에 신고하자 흉기 휘둘러…징역 5년6개월 선고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남편의 거짓말로 뒤범벅됐던 결혼은 결국 살인미수라는 악몽으로 끝이 났다.

남편 A(28)씨와 아내 B씨는 2022년 10월 혼인신고 했다.

결혼 전 A씨는 아내 B씨에게 핑크빛 미래를 약속했다.

A씨는 국립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해 임용고시에 합격했지만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야 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재산도 30억원이나 된다며 A씨는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B씨의 대학원 등록금은 물론 치과 전문의를 취득하면 병원 개원까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달콤했던 남편의 말은 결혼생활 3개월 만에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A씨는 학원강사였고, 학벌이나 경제력은 모두 그가 지어낸 허상이었고 불화로 이어졌다.

"왜 속였느냐"는 B씨를 넘어트려 목을 짓눌렀고, 신고하려고 B씨가 집어 든 휴대전화를 빼앗아 내리치고 감금했다.

경찰 신고 끝에 접근금지 등 법원의 임시 조치명령도 받아 냈지만, B씨는 남편을 용서하고 다시 같이 살아보려 했다.

그러나 다시 동거하던 중 B씨의 "힘들다. 이혼하고 싶다"는 말에 A씨는 다시 폭행하는 등 여러 차례 극도의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B씨는 남편 몰래 112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 말도 못 하고 끊었고, 남편은 아내의 신고를 의심하며 또 폭행을 가했다.

끊긴 전화를 수상히 여긴 112 상황실에서 B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B씨는 용기를 내 전화를 받아 "남편이 못 나가게 한다. 빨리 와달라"고 외쳤다.

이에 격분한 남편이 흉기를 꺼내 들었고 도주하려는 B씨를 여러 차례 찔렀다.

쓰러진 B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19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형사13부(정영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배우자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나자 폭행, 상해, 감금 범행을 반복했다"며 "살인미수 범행으로 피해자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은 용서받지도 못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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