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상대로 첨단 무기 등 대규모 '조건없는' 군사 지원에 '전쟁 범죄 방치' 비난 제기

[집중분석]

바이든 행정부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는다”
접속탄 지원 의회 난항 우크라 전쟁과 비교
親 이스라엘 바이든 재선 역풍 초래 우려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제한에 가까운 원조가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어마어마한 양의 미사일을 퍼부을 수 있는 것은 상당 부분 미국의 원조 덕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무기에 조건을 부과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신속하고 무제한적인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섰다. 

항모전단 2개를 지중해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GPS 항법 시스템으로 목표물을 추적·파괴하는 소구경 폭탄 1000발을 지원했다. 
지난 10일엔 미국산 고성능 탄약이 실린 비행기가 이스라엘에 도착했고, 지난 14일에는 A-10 공격기가 증강 배치됐으며 19일에는 미국산 장갑차량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F-16, F-15, F-35 등 주력 전투기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은 60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교된다. 

한 정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낼 때는 국무부 내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으나 이스라엘 지원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이스라엘은 1946~2022년 약 2636억달러의 원조를 받았다. 원조의 대부분은 군사용도로 사용된다. 2022년 미국은 이스라엘에 33억달러 이상의 지원을 약속했는데, 그중 99.7%는 이스라엘군에 전달됐을 정도다. 미국은 올해도 이스라엘에 일반 군사지원(33억달러)과 미사일 방어 지원(5억달러)을 합해 모두 38억달러의 군사원조를 제공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 지원의 배경에는 반미 기류가 강한 중동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깔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신념과도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계에서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정치인이다. 

그러나 미국의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원은 내년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랍계와 무슬림 주민들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방치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