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아들 잃은 부모, 北자금 220만불 또 회수…자금 추적 '복수극' 7년 째 진행중

[목요화제]

2018년 5억불 손해 배상 인정
앞서 동결자금 24만불 받아내
명문 유태인 가문의 '정의구현' 
"北 김정은, 사람 잘못 골랐어"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국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약 220만 달러를  받아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지 거의 7년이 돼가지만 북한을 상대로 부모의 '정의 구현'은 결코 멈추지 않고 있다. 

15일 VOA(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미 뉴욕 남부 연방법원은 최근 뉴욕멜론은행에 예치된 러시아 극동은행 소유 자금을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극동은행은 지난해 5월 북한 고려항공에 재정적, 물질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 혐의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뉴욕멜론은행은 극동은행 소유 자금을 동결했다. 
이후 웜비어 유족은 극동은행이 북한 고려항공의 대리·대행 기관이라며 해당 자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

VOA는 "2019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오토 웜비어 북핵 제재 강화법'으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의 자금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길이 열렸다"면서 "웜비어 부모가 아들 이름을 딴 법의 첫 수혜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웜비어는 2016년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됐다. 그는 이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엿새 만에 숨졌다.

웜비어 부부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북한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돈을 받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18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5억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인정받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부부는 이 판결을 근거로 전세계 곳곳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추적해왔다. 앞서 유족은 유엔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의 매각 대금 일부와 뉴욕주 감사원이 압류한 북한 동결자금 24만 달러 등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 부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새 자금원으로 지목받는 가상 화폐 계좌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유태인 가문 출신인 부부는 자금 회수 뿐만 아니라 김정은을 두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문재인 정부를 질타하는 등 세상에 영향력을 줄만한 메시지를 내놓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11월 방한해 “김정은이 사람을 잘못 선택했다”며 “내가 죽는 순간까지 김정은 정권과 싸우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