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당나귀로 만든 약재 인기몰이

연간 500만 마리 희생, 브라질 등 비상

개체수 급감…국제사회 우려 특단 대책

도살·가죽 수출 15년간 금지 촉구 결의

중국인 사이에서 당나귀로 만든 약재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전 세계 당나귀 개체수가 급감,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5개 국가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은 지난달 당나귀 도살과 당나귀 가죽 수출을 15년간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다.

중국에서 당나귀 가죽과 내장 등을 고아 굳힌 어자오의 수요가 확대돼 당나귀가 잔인하게 도살되고 있는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중의학에서는 어자오를 성 능력 증진과 노화 방지 등의 약재로 사용해 왔다.

어자오 시장은 2013년 196억위안(약 3조6000억원)에서 2020년 535억위안(약 9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어자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간 500만마리 이상의 당나귀가 희생되고 있다.

이에따라 당나귀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2007년 이후 당나귀 개체 수는 브라질에서 28%, 보츠와나에서 36%, 키르기스스탄에서 53% 감소했다. 중국이 당나귀를 위험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당나귀가 중요한 생계 수단인 나라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탄자니아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당나귀 가죽 거래를 금지했고, 케냐에서는 중국이 소유한 당나귀 도살장들이 절도 증가 속에 폐쇄됐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당나귀와 말의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현지 농업·환경위원회를 통과했다.

SCMP는 “중국의 맹렬한 어자오 수요는 자국 당나귀 부족을 낳을 뿐만 아니라 타국에서의 불법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