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만 CEO 토론 패널 발언에 주목…'개발이냐 규제냐' 논쟁

(다보스=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전 세계 정·재계 리더들이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넷째 날인 18일(현지시간) 뜨거운 논쟁으로 부상한 인공지능(AI)의 미래가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산업과 일상 영역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AI의 성장을 낙관하고 가속해야 할지, 오남용과 부작용을 서둘러 규제할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의 장을 제공하자는 게 다보스포럼 측의 의도다.

다보스포럼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 국제회의장에서 토론 세션 '격변하는 세계 속의 기술'을 진행한다. 패널로 참석자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다.

오픈AI는 사람처럼 묻고 답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생성형 AI인 챗GPT는 단기간에 광범위하게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보급됐고 정보기술(IT) 분야 유력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 AI 제품을 출시하도록 한 자극원이기도 했다.

오픈AI를 공동창업해 '챗GPT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올트먼이 작년 11월 회사 이사회로부터 전격 해고됐다가 닷새 만에 다시 CEO로 복귀한 사태는 이날 그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는 배경 중 하나다.

신속히 수습됐지만 오픈AI 이사회의 해고 결정엔 AI의 안정성과 개발 속도를 둘러싼 사내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안정성과 개발 속도는 AI 찬반 논쟁과 맞물려 있다. 이미 격렬한 사내 논쟁을 겪은 올트먼이 AI 기술의 미래에 대해 내놓을 견해에 참석자들이 관심을 둘 만한 이유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15일부터 세부 토론 일정을 통해 AI의 잠재력과 규제 필요성, 정책적 합의, 윤리적 의제 등을 다뤄왔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 글로벌 IT 기업 수장과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 AI 전문가 진영은 생성형 AI가 불러올 혜택과 부작용 등에 대해 다보스에서 토론을 벌였다.

AI는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이전보다 건강·교육을 비롯한 각종 사회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성별이나 나이, 장애 유무, 소득 등에 따른 차별을 막아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 기능으로 꼽힌다.

반면 AI가 사생활 영역을 추적하거나 허위·편향·혐오 메시지를 유통할 가능성, 정보기술 인프라에 접근하기 어려운 국가나 계층을 소외시킬 우려,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는 전망 등은 AI 규제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도 이미 논쟁은 불붙었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 16일 대담 행사에서 AI의 개발과 부작용 예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부작용이 발견되기까지 후속 개발을 늦추는 건 AI가 가져올 혜택을 그만큼 버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I의 부작용 예방에 무게를 둔 목소리도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특별연설에서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의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가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정보는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키운다"고 우려했다.

또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아직 아무런 성과가 없다"며 AI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논의를 서두를 것을 국제사회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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