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독도스시 건물을 호텔로" 세번째 시도 나섰으나…

[뉴스포커스]

시행사 작년 3월 2000만불에 빌딩 매입
남가주 대표 랜드마크 한인호텔 청사진  
LA시, 인근 호텔 노숙자 거주지 개조 등 
입지 환경 논란, 주변 상권 위축 우려도

호텔 신라가 위탁 운영하는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의 LA점 개점이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LA 신라스테이 건립을 추진 중인 SSH 아메리카 LLC는 어바인에 본사를 둔 건설 시행사로 지난해 3월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유니온 애비뉴 코너에 있는 5층 건물을 2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한인들에게 구 독도스시 건물로 알려진 이 빌딩은 1964년에 지어졌으며 2015년 화재가 발생한 후 지금껏 비어있는 상태다.

화재 발생 이듬해 한인 투자자가 빌딩을 매입해 지금의 SSH처럼 리모델링을 통해 200개 객실을 갖춘 호텔로 재개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계획은 무산됐고 그 다음해에는 중국계 부동산 투자자본이 다시 건물을 매입해 역시 200개 규모의 호텔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역시 실패했다. 이 건물을 호텔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은 이번이 세번째인 셈이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입주자 없이 건물이 거의 방치되면서 가뜩이나 낙후된 인근 지역엔 홈리스들이 진을 치고 치안 우려까지 더해져 2016년 2700만 달러에 팔렸던 건물 가격은 이번에 20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LA시 정부는 호텔 부지에서 0.3마일 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다운타운 메이페어 호텔을 매입해 노숙자들을 위한 거주지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 호텔은 팬데믹 기간 2년 동안 이미 홈리스들의 임시 숙소로 사용된 바 있는데 당시 입주 노숙자들이 마약을 하거나 지역 주민들과 빈번한 싸움을 일으켜 문제가 됐었다. 노숙자들이 호텔 기물을 파손하며 입힌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시 정부는 1천15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에따라 노숙자 주거지가 들어설 경우 주변 상권까지 위축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신라스테이라는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것은 물론 쾌적한 환경과 안전 등을 기본 조건으로 갖춰야 하는 호텔 부지로서도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신라스테이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SSH 아메리카측에 따르면 호텔 건설에 소요되는 예산은 7500~8000만달러로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8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라스테이측은 한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A는 물론 남가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한인 호텔이 될 것"이라며 "호텔 주변으로 한식당을 비롯해 K-컬처를 공유하는 뉴한인타운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대까지 내비쳤다.

신라스테이는 브랜드 사용권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위탁 운영 방식을 통해 개관 10년 만에 한국에선 14개 지점, 해외에선 베트남 다낭 지점을 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지난 2019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처음 위탁운영 계약을 맺었다 무산됐고 LA가 두번째 계약이다.

한편 호텔 신라 관계자는 LA 호텔 부지 우려와 관련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탁운영 특성상 운영사가 부동산 매입 과정 절차까지는 개입하지 않아 모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며 "신라스테이는 운영사로 선정된 것일뿐 더 확실하게 절차에 들어간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복례 기자